평당 5만원이 100만원 충북 오송에 '투기광풍'

경부 고속전철 중간역이 들어설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일대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올 들어 신행정수도 예정지로 거론되면서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더니 최근 고속철도 중간역 설치가 확정되면서 농지값이 몇달전보다 최고 20배 가까이 올랐다는 것이다.

23일 본사 취재진이 찾은 충북 청원군 오송리 지역은 이곳이 투기판으로 변한 지 오래임을 증명하듯 세 집에 한 집 꼴로 부동산중개업소 간판이 걸려 있었다. 2km 가량의 오송리 진입로 양편 중개업소와 경부고속철도 오송역사 예정지 주변은 땅을 보기 위해 찾아온 서울과 경기 대전 등 외지 번호판을 단 승용차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정부가 투기를 우려해 올초 이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투기꾼들에겐 무용지물이다. 1000㎡(303평) 이상의 논밭을 사려면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하지만 각종 불법적인 부동산 거래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업소들은 구입후 등기를 하지 않고 당사자간 계약서 공증(公證)이나 매도자에 대한 담보권 설정 등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도록 하고 있다. 거래허가가 필요 없는 증여나 상속으로 처리하면 쉽게 해결된다고 한 부동산 중개인은 귀띔했다.

농지를 팔기 위해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주민들도 잇따르고 있다. 청원군에는 매달 300여건의 신청서가 접수되고 있다. 오송지역이 포함된 강외면은 지난 10월 한달 동안에만 90여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지면서 올해초 평당 5만원선이던 이 지역 농경지는 최근 100만원이 넘는 등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오송과학단지 토지수용자들에게 지급된 60∼90평의 단독주택 입주권(일명 딱지) 프리미엄도 당초 2000만원에서 1억2000만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팔았던 현지 주민들이 가격급등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가 하면 심각한 가정불화를 겪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이 지역 부동산업소들에 정체불명의 신도시 건설계획 지적도까지 나돌고 있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송(충북 청원)=류영현·이상범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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