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우 (주)애니셀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삼성전자와의 브랜드 싸움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 삼성의 주장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9월말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상표도용 주장에 대한 애니셀 상표 등록무효 청구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애니셀(Anycell)은 애니콜(Anycall)과 다른 독자적인 브랜드다.”
전남 광주지역의 소규모 중소벤처기업이 자사의 상표 이름(Anycell)을 놓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Anycall)와 3년여간 법정 소송을 벌인 끝에 최종 승소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애니셀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9월25일 삼성전자가 애니셀을 상대로 낸 상표 등록 무효 청구 소송에서 원고인 삼성전자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애니셀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만 4년 동안 자사 상표인 `‘애니콜’과 (주)애니셀의 상표인 ‘애니셀’이 유사 상표임을 내세워, 상표 출원 무효 및 등록 무효 소송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특허청,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등에서 모두 삼성전자의 주장을 기각해 애니셀의 편에 섰으며 이어 지난 6월 대법원에 상고 후 9월25일 삼성전자의 ‘등록무효’ 신청마저도 기각이라는 판결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이긴 기분입니다.” 임영우 애니셀 사장의 입장이다. 임 사장은 지난 3년간 대기업 삼성전자와 상표등록을 두고 특허청,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대법원을 뛰어 다니며 자사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 99년 자본금 55억원에 종업원 1백여명의 리튬전지 전문 업체로 창립한 애니셀은 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에 소재하는 리튬전지전문 벤처중소기업. 이 회사가 삼성전자와 소송에 휘말린 것은 회사 상호명을 ‘애니셀(Anycell)’ 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하면서부터다. 운 나쁘게도 삼성전자의 ‘애니콜(Anycall)’과 비슷한 상호라는 오해를 받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이다.
여지없이 무너진 삼성전자 아성
덕분에 (주)애니셀은 회사 설립 초기인 2000년 초부터 대기업인 삼성전자(Anycall)로부터 회사의 상표(Anycell)에 대해 상표권 소송을 당해왔다.
임 대표는 “삼성전자라는 한국 최대 기업의 적대적 소송과 회사의 장래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유치 및 금융지원, 마케팅 등 경영정상화에 막대한 차질과 피해를 당해 왔다”며 “이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인해 회사의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소송이 아니더라도 이 회사는 비전있는 중소기업이다. 회사 창립 이후 지난 3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5백만 달러를 비롯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5백여명의 개인투자자가 약 2백억원을 투자해 최단기간에 리튬전지의 자체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전지 종주국인 일본의 방위청 납품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함으로써 광주 지역 경제의 차세대 선도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장기간 대기업과의 법정싸움이 아니었다면 더더욱 발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주)애니셀의 상표인 ‘Anycell’의 출원 및 등록에 대해 지난 4년간 삼성전자의 상표인 애니콜(Anycall)과의 유사 상표임을 내세워 중소기업인 당사를 상대로 상표 출원 무효 및 등록 무효의 소송을 제기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2000년, 2002년 3월, 2002년 12월에 걸쳐 특허청과 특허심판원 및 특허법원에 ‘상표’ 등록 등의 무효청구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각. 삼성전자는 이어 2003년 6월 이번 대법원 최종심에서도 무효청구를 요청했고, 또다시 무효 주장은 기각되고 말았다.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이용한 횡포 ‘쐐기’
임 대표는 이번 승소를 두고 “기업 신제품은 6개월 안에 유사제품의 도전을 받지만 브랜드는 절대로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영구히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며 “삼성의 소송에 의한 브랜드 확보 전략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이며 중소기업 죽이기의 전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기업과의 법정소송과 같은 장기간 싸움에서 이긴 데 대해 “한국 최고의 기업이며 세계적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할 일 없이 지난 4년간 중소기업인 애니셀을 상대로 소송을 불사했겠냐”며 “이는 바로 Anycell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반증이며, 삼성의 소송에 의한 브랜드 확보 전략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이며 중소기업 죽이기의 전형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임 대표는 특히 3년 이상의 소송과정에 대해 “정도경영과 선진경영으로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삼성전자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삼성전자는 이제라도 중소기업들에 대한 재벌의 부당한 횡포를 중단하고 대기업답게 중소기업과 윈-윈(win-win)하는 자세로 정도를 걷기 바란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도 이번 (주)애니셀의 승소를 두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꿈꾸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이번의 소송사건은 많은 것을 시사해줄 것 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열악한 지방의 산업 환경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으로 외자를 유치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애니셀의 행보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부당한 횡포와 견제로 인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이 또한 한국 기업사의 불행한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라 게 일각의 시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견이라는 전제 하에 “상표도용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원이 기각이라는 결론을 내린 이상 법원의 판결에 따를 것”이라며 “법원판결이 난 이상 다른 방도는 없지만 상표도용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다”고 답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견이라는 전제 하에 ‘중소기업 죽이기’라는 애니셀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사의 고유 브랜드를 보호하려는 기업으로서의 당연한 처사였다”는 입장만을 설명했으며 타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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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셀 (Anycell) 상표 관련 삼성전자 (Anycall)와의 소송일지
1. 1999. 2. Anycell 상표출원 / 애니셀
2. 2000. 2. 상표출원 무효청구 / 삼성전자
2001. 12. Anycell 상표등록/애니셀 승소 - 특허청
3. 2002. 3. 상표등록 무효청구 / 삼성전자
2002. 10. 심판청구기각 / 애니셀 승소 - 특허심판원
4. 2002. 12. 심결취소의 소제기 / 삼성전자
2003. 5. 원고청구 기각 / 애니셀 승소 - 특허법원
5. 2003. 6. 등록무효 상고 / 삼성전자 - 대법원
2003. 9. 25 원고(삼성전자)청구 기각 -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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