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기업비리 > 피도 눈물도 없는 현대그룹 전쟁

현대그룹의 지배권을 둘러싼 지분경쟁에서 정상영 케이씨씨(KCC,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 쪽이 사모펀드와 뮤추얼펀드를 통해 사들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의 의결권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케이씨씨는 21일 정정공시를 통해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단독 사모펀드(지분율 12.82%) 지분 외에 3개 뮤추얼펀드가 사들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1%도 실제 소유주가 정 회장임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실질적인 소유로 볼 수 없는 사모펀드 보유 주식을 지분 산정에서 제외하더라도 정 회장 쪽이 현대엘레베이터 주식 31.57%를 확보해 공식 최대주주가 됐다”며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계열 편입 문제는 공정위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그러나 “3개 뮤추얼펀드는 ‘1% 이상 지분 변동 때 5일내 보고’토록 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 확실해, 6개월 동안 의결권이 제한되며 금감위의 판단을 거쳐 지분처분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3개 뮤추얼펀드는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10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앞서 금감원은 정 회장의 단독사모펀드 지분을 ‘소유에 준하는 보유’로 판단해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사모펀드에 이어 뮤추얼펀드 지분까지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정 회장 쪽의 의결권 지분은 현정은 회장 쪽(28.3%)을 밑돌게 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뮤추얼펀드 지분은 금감원이 처분명령을 내리더라도 장외거래를 통해 또다른 특수관계인에게 넘기고 이를 공시하면 정상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며 “주총에서 표대결을 하더라도 정 회장쪽이 의결권 우위를 지키는 데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email protected]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