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조작하려던 형사....

6월 9일 월요일 아침 미아리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출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전철을 이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4호선 당고개~충무로 구간은 출근시간에 매우 혼잡하여 팔이 끼어도 제대로 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혜화역쯤 왔을 때 내리고 타는 사람들이 밀치는 바람에 앞쪽에 서 있는 여자에게 몸을 비비는(?)
(비빌 수밖에, 비비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되었습니다. 그 때 내 어깨를 톡톡 치는 중년의 남자
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형사의 신분임을 밝히고 나에게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신분증을 꺼내 그 형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형사는 내게서 신분증을 가로채 보지도 않고 자신의 주머니에 구겨넣으며, 다시 앞쪽의 여자를 불
렀습니다.
형사-“아가씨, 뒤에 있는 남자 아는 사람이예요?”
여자-“아뇨, 모르는 사람인데요.”
형사-“내가 지금 성추행범을 하나 잡았는데 아가씨가 수사에 협조를 좀 해줘요.”
당황한 것은 나 뿐만 아니라, 그 여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무슨 성
추행이요?’하면서 형사를 의아한 듯이 바라보았습니다.
형사는 다짜고짜 나와 그 여자를 끌고 ‘종로3가’에 있는 「지하철수사대 제1지구」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형사는 여자를 구석으로 끌고 가더니 무어라 속닥거렸습니다. 그 때 여자의 표정이 울
그락불그락 하면서 ‘아니예요, 그런 적 없어요’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여자가 그렇
게 나오니까 형사도 당황한 나머지 여자에게 짜증을 내며 ‘왜 자구 그렇게 말을 해요, 그냥 성추
행 당했다고 말하면 될 것을’하면서 여자에게 면박을 주었습니다. 나도 강하게 항변을 했습니다.
형사는 내 말을 듣지도 않으려고 하면서 나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때 마침 형사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나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나-“아가씨, 미안하지만 솔직하게 대답 좀 해주실래요? 지금 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십
니까?”
여자-“아뇨,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복잡한 지하철에서 밀고 밀치다 보면 신체부위가 조금씩
닿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저 형사 때문에 저도 짜증나 죽겠어요. 자꾸 나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
을 인정하라고 윽박질러요.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여자는 나에게도 자신이 상추행 당한 사실이 없음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때 전화통화를 끝낸 형사가 다가오더니 나를 밀치며 화를 내더군요. 왜 여자에게 협박을 하느냐
고......
협박!?
나는 내 가족을 걸고 맹세합니다. 여자를 성추행한 일도 없으며, 또 여자를 협박한 적도 없습니다.
그 때 뒤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형사에게
남자-“아저씨 나도 봤는데, 그런 식으로 사람 잡아들이면 ‘건수 올리기식’이 아닙니까? 복잡한
지하철에서 그런 걸 가지고 성추행이라고 단정한다면 안 잡힐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형사-“당신 뭐야? 당신이 뭘 안다고 꺼어들어?”
형사는 당황해 하면서 그 남자를 밀쳐냈습니다. 그 남자는 나의 무죄를 증명해주기 위해 혜화역에
서부터 종로3가까지 따라왔던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형사에게 끌려 ‘종로3가’ 「지하철 수사대 제1지구대」로 끌려들어갔습니다. 안에
들어간 형사가 나에게 구석자리를 손짓해보이며 그 곳에 가서 앉아있으라고 한 뒤, 여자를 데리고
밀실로 들어갔습니다.
약 10여 분이 흐른 뒤 형사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불렀습니다. 형사를 따라 밀실로 들어갔
더니, 여자의 표정이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습니다. 여자는 울부짖으며 형사에게 말했습니다.
여자-“아저씨, 아니라는데 왜 생사람을 잡고 이러세요?”
여자의 말을 들은 형사가 짜증을 내며 큰 소리로
형사-“아가씨는 제발 그런 식으로 떠들지 마요. 그냥 성추행 당했다고 말만 하면 되는 걸 왜 그렇
게 부인을 해?”
그 때 내가 소리쳤습니다.
나-“당신들 이거 건수 올리려고 조작하는 것 아닙니까? 피해자가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지 물증도
없으면서 왜 여자를 다그쳐요? 이거 완전히 쌍팔년도 경찰의 수사방식 아닙니까?”
그랬더니, 경찰이 아무말도 못하고 씩씩거리며 나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나는 또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나 지금 S신문사에 근무하는데 회사에 연락해서 진상조사 의뢰하겠습니다.”
했더니 그 형사의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더군요.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조금 있다가 형사가 애써 웃음을 지으며
형사-“알았어요, 내가 잘못본 모양인데 그만 돌아가세요.”
라고 말하며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만약, 내가 진짜 성추행범이라면 형사가 여자를 협박하듯이 실토를 받아내려고 했을까요?
또, 내가 신문사에 근무한다는 말 한 마디에 그렇게 상황이 바뀔 수가 있었을까요?

지하철 수사대를 나오면서 그 형사의 이름을 물으니, 그냥 「공형사」라고만 하더군요. 재차 이름
을 물으니까, 한번 실수를 한 것 가지고 뭘 사람 이름까지 알려고 드느냐며 얼버무렸습니다.

요즘 지하철에 소매치기와 성추행범이 기승을 부린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습니다. 항상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청에서도 담당형사들의 실적을 따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조금 의심이 간다 싶으
면 잡아들여서 시나리오를 조작하는 게 지금 우리 경찰들의 실상이 아닌가요?
마치 전두환 시절에 머리 긴 사람들 잡아서 삼청교육대에 보내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만일 그 때 형사의 협박에 못이겨 그 여자가 성추행 당한 사실을 인정했더라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30년 넘게 살면서 이런 일을 당해보기는 처음입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민중의 지팡이라 자청하는
이 나라의 경찰이 아직도 이러한 「얽어매기식/건수 올리기식」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대
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만약, 내가 진짜 성추행범이라면 형사가 여자를 협박하듯이 실토를 받아내려고 했을까요?
또, 내가 신문사에 근무한다는 말 한 마디에 그렇게 상황이 바뀔 수가 있었을까요?
법과 질서가 확립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이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이것이 민주주
의의 핵심입니까?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습니다.

====================================================================
PS. 제가 근무하는 신문사에 누가 될까봐 직장명과 제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 이메일
주소는 밝히겠으니, 저에게 연락을 하실 분들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공권력 남용을 위해 협조한다는 마음으로 공공기관, 정부기관, 각
언론사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홈페이지에 올려주십시오.

[email protected]

국민의 심판을 받고자 합니다. 또, 그릇된 공권력을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고자 합니다.
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