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의 비상식적이었던 행보
정부는 김선일씨의 파납사실을
21일, 알자지라 방송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말이 맞다는 가정하에
AP 통신의 행보를 따져보자.
역으로 생각해보자는 얘기이다.
AP 통신 측에서, 자신들에게 전달 된 김선일씨의 영상을
언론이나 정부에 공개 함으로써
김선일씨의 피랍 사실을 제보할 수는 없었는가?
한국 사람이 납치된 게 맞는가? 라는 질문을 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 납치 된 영상이 입수됐다, 라고 정보를 제공했어야 옳은 것이 아니겠냐는 얘기이다.
알 자지라 방송은 중요한 영상이 입수되자마자
곧바로 방영을 했다.
이와 비교할 때, AP 통신의 행보는
도저히 이해를 할래야 할 수가 없다.
-정보의 입수
이라크의 상황이 워낙 위험하고
그로 인해, 한국 정부가
그 곳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협상하고 자 하는 바가 분명한 무장 단체가
협상을 이루기 위해, 해당국의 국민을 납치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을 납치했다는 사실,
또 협상하고 싶은 사항들, 협상 기한.. 과 관련된
자신들의 메세지를 어떤 통로를 통해 전달하는가?
아랍계 방송국?
AP 통신?
이라크 주재 해당국가 대사관?
개인적인 접촉?
혹은 미군?
무엇보다도,
김선일씨를 납치한 무장단체의 입장에서 추측을 해보는 것이 현명한 일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김선일씨가 어떤 사람인지.. 에 대해서
먼저 확실히 짚어봐야 한다.
김선일씨가 지극히 평범한 민간인인지,
한국의 중요한 비밀 요원인지,
미군 측 한국계 사람인지, 에 따라
이 단체의 접촉 통로는 현저하게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선일씨는 미군과 긴민할 관계?
일부에서는 김선일씨가 미군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신분이라고 주장한다. 걸프 전 이후부터, 미군과 계속 연결이 되어 있는 가나 무역의 정체성이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었기 때문 인 것 같다.
또.. 김선일씨가 친구에게 보낸 메일에서 미군이 얼마나 잔혹한 짓을 하는 지 사진도 일부 가져가겠다고 했다. 이라크에 있는 평범한 현지 교민이 '이러한 사진' 을 쉽게 구할 수가 있는가? 만약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미국과 영국 측에서도 공개되는 것을 민감하게 제한하고 있는 사진을 김선일씨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 이는 김선일씨가 적어도 미군과 접촉이 꽤 가까웠다는 증거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김천우씨의 초기 인터뷰 내용이나 그의 행보도 중요한 증거가 된다.
01 김선일 씨가 피납되어 있다는 사실을 미군으로부터 들었다.
02 김선일 씨가 미군 캠프를 나온 직후 피납된 것 같다.
03 당시 미국인과 동행하고 있었다.
04 무장단체와 접촉하여 협상을 진행했다.
05 구출을 어느 정도 확신했다.
이러한 김천우 사장의 행보를 보면
단순한 민간인, 이라고 받아들이기가 힘들 뿐 더러
피납 사실을 알게 된 경위부터 협상을 진행했던 일련의 과정에서
미군이 굉장히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무장단체의 협상 시도
이 단체는 6월 초, AP통신에 김선일씨 영상을 보냈다.
그러나 방영되지 않았다.
이 단체의 목적이 김선일씨 납치 사실을 한국 정부에 알리고
모종의 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면
6월 21일, 알자지라 방송이 다시 보도되는 이 20여일 간을
그저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분명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효과적인 통로를 찾았을 테고
협상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리고 20여일 동안 협상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진전되는 듯 하다가
문제가 생겼고
21일 알자지라 방송에 김선일씨의 DVD 영상을 보냈다.
이는 곧 그동안 협상했던 사람들이 아닌
다른 협상 대상을 찾는 다는 의미 같기도 하고
동시에
더이상 '비공개적' 으로 협상하는 것을 거부하고
극단적인 최후의 협박을 통해, 공개적인 협상을 요구한 것이다.
즉, 21일 알자지라 방송은
협상의 시작.. 이었던 것이 아니라
마지막 최후의 통첩.. 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추측하건대
김천우씨가 김선일씨 구출을 낙관했던 시기는
이 무장단체가 자신들 뜻대로 협상이 진전된다고 믿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또,
김선일씨 참수 영상에서 이들이 말한
'더 이상은 속지 않는다' 라는 발언은
20일 동안의 협상과정에서, 무언가가 기대했던 대로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그 '기대'가 무너졌다는 의미를 입증해준다고 본다.
김선일씨의 목숨은 단지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달려있지 않았다. 20여일이 넘게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었던 것이다.
무장단체가 김선일씨를 납치한 직후 일차적으로 협상을 시도했던 대상이, 공식적인 한국 정부.. 가 아니라
김천우 사장 측과 미군.. 이었던 것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김선일씨가 지극히 평범한 민간인이었다면
납치를 주도한 세력들의 협상시도는 분명 달랐어야 했다.
AP 통신에 영상을 보냈으나 무시되어버렸다면
다시 다른 통로를 모색했을 수 밖에 없다.
보라. 알자지라 방송은, 테잎을 보내자마자
곧바로 전세계에 이 사실을 전하지 않았는가.
김선일씨 납치 사실을 명확히 알리고
한국 정부를 공개적인 협상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에도
이들은 20여일이 지난 이후에야, 알 자지라 방송을 찾은 것이다.
한국 대사관 측에도
한국 정부 측에도
또.. 한국 국민에게도
'공개적인'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다.
협상을 할 수 있는 다른 통로가 있었다는 말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단순히 평범한 중소업체 사장과 협상했을 리는 없다.
그런데 이들은 긴 시간 김천우 사장과 협상하고 있었다.
즉 김천우 사장은 그냥 평범한 무역회사 사장 정도가 아니었다는 소리이다.
미군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거나 한국의 중요 인사라는 판단 하에 가능한 일이다.
김선일씨를 납치한 목적이 '돈'이 아닌 이상에야
일개 무역회사 사장과 무얼 협상했겠는가?
돈을 뜯어내는 게 목적이 아닌 이상 한 민간인 사장과 협상할 것은 거의 없다고 본다.
분명히 그들은 '파병을 멈추라'는 주장을
유일한 협상조건으로 내세웠었다.
-오해의 소지
를 없애기 위해 몇 마디 더 추가하자면
김선일씨가 평범한 민간인.. 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은
김선일.. 이라는 사람을 납치함으로써 쉽게 접촉할 수 대상이
민간인, 그 이상.. 이었다는 것이다.
조직적인 무장단체들 같은 경우 주요 외국인사들의 하루 일과까지 거의 다 꿰뚫고 있다는 보도를 들은 바 있다. 기업인들의 하루 이동 경로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 사람 중에서도 하필 김선일씨가 납치 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김선일씨가 납치된 시점도 중요하다. 미군 캠프에 들렀다 오는 길에 납치되지 않았는가.
김선일씨를 납치한 단체는 얼뜨기 좀도둑이 아니라
미국이 주시하고 있는 중요 무장 단체였다.
이들이 매우 조직적이고,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이 사건을 진행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평화 운동을 하는 한 평범한 한국인을 납치했더라면
이들이 협상을 할 수 있는 통로는
알 자지라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는 등의 공개적인 방법일 확률이 훨씬 높다.
납치를 한 후 참수시키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비공개적인' 협상에 할애했다는 것은
김선일씨가, 그들이 원하는 협상 대상과 어느 정도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뒷밤친 한다.
7107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