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24 일
囚人記 // 光敎山 나무들의 平準化
오랜만에 문경댁과 함께 아침 산책을 나섰다. 7시 반경에. 우리동네인 LG아파트와 동천동 쪽 삼성래미안 아파트 사이의 수풀길을 걸었다. 토월 약수터까지의 길 왼쪽 수풀에는 거목들과 잡목들이 함께 오순도순 서있고, 오른쪽 수풀은 줄기의 직경이 20센티미터 내외가 되는 거목들만 간밤의 비를 맞고 축축한 잎새들을 보여 주었다.
둘이 침묵 중에 걸으니, 숲을 유심히 관찰할 수밖에. ‘잡목이 섞인 왼쪽도 보기 좋고, 거목만 남기고 잡목을 벌목해 버린 오른쪽 산기슭도 보기 참 좋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또 …
‘이 산이 국유림이 아니고 개인 소유의 산인 것이 천만다행이로세. 만일 국유림이라면, 이 나라의 큰머슴 노무현씨가 어느 날 느닷없이
“숲도 평준화돼야 한다. 그러므로 키 큰 나무는 모조리 잘라 버리고 작은 나무만 자라도록 할 것!”
산림청에 이런 특명을 내린 후 전국의 산에서 거목들이 다 사라지는 소동이 벌어지는 일이 혹시 생기지 않을까?’ 이런 망상이 들기도 했다.
또…
‘굵기가 5센티미터 내외로 가늘고, 키도 2, 3미터 내외에서 더 크지 않는 모든 잡목은 종자가 워낙 그런 종자여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것이지 결코 큰 나무들 그늘 때문에 큰 나무로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니거늘!
초중고교마다 열등생과 우등생들이 공존하게 된 원인은 평준화교육정책이 없어서였기보다는 학생들 개개인의 근본적 지능차이와 학습의욕(동기) 차이가 1차적 원인이거늘!
나무보다 더 소중한 인재교육에서도 평준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별난 평등주의자 노무현씨가 한반도의 산야에서 무럭무럭 제멋대로 굵기와 키가 다르게 자라는 나무들에 평등주의를 적용하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일 터. 이를 어쩌누?
강아지나 토끼든, 들판의 잡초나 산의 나무든,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놓아둘수록 더 잘 자라거늘, 만일 이리 옮겨 심고 저리 옮겨 심는 얼간이 짓거리를 저지르면 어쩐다?’
이런 망상도 들었다.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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