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보고 또 한번 실망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다짐하였는데 다짐만 하다가 5년 임기를
허송세월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대통령
취임 이후 똑같은 약속을 여러 번 하였으나 임기 4년동안
별로 한 게 없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특별수사검찰청을 설치한다고 하였는데 그
것과 현재의 검찰청은 어떻게 다른지, 그 것과 특별검사
제도는 무엇이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 현재의 검찰 제도를
놔둔 채 신설되는 어떠한 검찰청도 믿을 수 없다는 게
부추연의 생각이다.
부정부패의 근본 원인은 검찰 제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인데
제도를 바꾸지 않고 개혁만 외쳤으니 부정부패가 척결
되었겠는가? 검찰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법고시
제도이므로 이 것부터 없애야 한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사법연수원도 없어져 정부에서 법조인들을 인큐베이터에
넣어 기르는 듯한 폐단이 없어진다.
사법고시가 얼마나 나쁜 제도인지 짚어보자. 이 제도는
강의를 듣건 말건, 정상적인 대학 생활을 하건 말건 무조건
사법고시에 합격만 하면 사법연수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런 식으로 정부가 독점 관리하고 인사권을
틀켜쥐니까 집권 여당과 정부의 하수인이 되고 만다.
이런 사이비 법조인 생산을 중단하고 각 대학에 7년제
로스쿨(Law School)을 만들어 폭넓은 교육을 시키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서울법대 중심의 관료제도가 사라진다.
이런 근본적인 제도 개혁 없이 부정부패 척결을 하는 기구를
별도로 만든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대통령의 인사 실책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기가 천길 만길 추락한 이유는 인사 실책 때문
이므로 인사 실책을 솔직히 시인하고 잘못 선택된 인사를
물갈이하고 사리사욕 없이 개혁에 몰두할 수 있는 인사를
전진 배치하여야 한다.
검찰을 개혁하지 않는 어떠한 개혁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을 믿을 수 없다는 게 부추연
의 입장이다. 위험 수위를 넘은 부정부패를 획기적으로 치유
하기 위해서는 검찰개혁이 선행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하며
대통령의 임기 전 용단을 촉구한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약칭: 부추연)
www.badkiller.or.kr
02-558-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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