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간지 월요신문 기사내용 2008년 11월17일 원본
'롯데 인벤스家' 신축 중 비산석에 자동차 훼손, 벽 균열
보상 합의 후 공사중지명령 손해액 1억원 배상 소송제기
안동시 태화동에 신축중인 '롯데인벤스家' 공사 현장에서 발파 작업 중 날아온 돌멩이에 맞은 인근 주민이 토공사로부터 두 번 맞게 되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발파 작업을 맡은 BM건설은 적절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던 중,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현장 바로 옆에서 자동차용품점을 하는 이모씨(39)는 피해를 호소했고 합의를 봤지만, 발파 작업이 종료되자 되레 BM건설로부터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한 공갈 협박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또 해당 경찰서로부터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못해 공사중지명령을 받은 바 있는 BM건설은 이씨가 허위민원을 제기해 1억여원의 피해를 봤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건설회사와 민원인의 줄다리기 내막을 살펴봤다.
"무심코 날아 온 돌멩이에 맞고 오히려 고소까지 당하다니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 경상북도 안동시 옥동에서 자동차용품점을 하는 이모씨(39)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공사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총 246세대 규모의 '롯데인벤스家' 신축 현장 발파 작업으로 인해 이씨와 BM건설의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보상 후 고소 '뒤통수 쳐'
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아파트 발파로 인해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이사까지 갔다고 한다. 발파 작업 전날 BM건설 현장 직원이 공사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이씨에게 "앞으로 잘 봐달라"며 참기름 3병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후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씨는 발파로 날아 온 돌멩이에 자동차가 파손됐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 심지어 어린 아기까지 구토 증세를 보이는 등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인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은 소음 진동, 오발파 그리고 비석 발생 등 피해를 호소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주유소와 음식점, 자동차 전문점 등에 돌멩이가 날아와 피해를 봤고 심지어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가 갑자기 작동이 멈추는 등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집단 민원까지 제기했다.
아파트 신축 공사로 행인과 도로, 인도, 건물, 차량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 바 주민들은 해당 시청과 경찰서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 소음측정 결과 기준치 데시벨 미만이고 비석 발생은 건축법상 그물망을 치게 할 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씨는 심지어 비산석 7개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BM건설 현장 소장과 관계자들은 주민들을 방문해 "조만간 발파가 끝나니 참아 달라. 피해 보상은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피해를 호소했고 공사를 발주한 롯데기공 현장 소장이 입회한 자리에서 BM건설측과 세차례 합의서를 작성했다.
차량 파손, 간판 수리비, 지붕 파손 및 건물 수리비, 3개월 이사 비용, 차수리에 따른 렌트카 비용 등 840여만원의 피해 보상을 받은 것. 하지만 업체측은 발파 초기 피해 사실은 인정했지만 올해 4월 작업이 종료된 뒤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공갈 협박을 했다며 이씨를 고소했다. 발파로 인해 발생한 피해 내용을 허위로 꾸몄고 해당 기관에 허위 민원을 제기해 공갈, 협박 및 명예훼손을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B건설사 최모 부장을 무고 및 폭력 행위로 인한 재물 손괴로 고소했고 최씨는 최근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이후 이씨는 수개월째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BM건설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씨는 경찰서에 신축 현장의 안전수칙에 대해 진정서를 넣었고 " 발파시 비석 발생 피해를 준 것이 사실이므로 계속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다"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공사중지 손해액 1억 요구
이에 BM건설은 지난2월 22일부터 3월4일까지 화약류 사용을 중지하고 현장에서 시험 발파 후 3월4일부터는 하루 사용량을 600개로 제한해 미진동파쇄기 450g을 350g으로 사용, 제반안전수칙을 지켜 발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B업체는 이씨가 허위 민원을 제기해 공사중지명령을 받았고 손해액이 발생했다며 지난 5월 민사 소송을 냈다.
이씨는 "당시 현장 직원이 뛰어와 '관계 기관에 신고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안전 장치 및 보호망 설치도 없이 다시 발파를 허가받은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제로 안전망을 치게 할 법적 근거는 없지만, 수차례 비석이 날아 와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면 적절한 시정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냐"며 건설사와 기관 공무원간의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는 "대형 건설사가 안전수칙은 지키지 못할 망정, 민원 제기 사실을 괴씸하게 여기고 공갈, 협박으로 금전 갈취를 했다며 고소한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피해 보상을 요구했을 때는 왜 보상을 해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인근 S아파트 주민에게는 1억여원 보상, 주유소 주인 등과는 개인적으로 합의를 봤지만, BM건설 공사 현장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피해를 본 개인은 이씨뿐이라는 것이다.
BM건설측은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될 것 같아서 응했다"며 "이씨가 차량에 손톱만한 자국이 생긴 것을 전체 도색해달라"며 터무니 없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세차례 보상 이후 추가 보상을 요구해 왔고 상습적인 금전 요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9월 안동법원은 BM건설측의 공사중지가처분 손해액 1억여원 청구소송에서 "개인이 공사 중지를 명할 수 없다. 경찰이 중지가처분을 한 것이므로 고소를 취하하라"며 조정을 제안했고, 이씨는 공갈 및 협박 혐의에 대해서 검찰에서 8개월째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현재 안동시 태화동 '롯데 인벤스家' 신축은 롯데기공이 진행하고 있다.
<박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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