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15일째다.
정부는 국가위기상황을 선언했고 온 국력을 다하여 인질귀환을 위하여 노력한다 했다.
피랍자 가족은 물론이려니와 온 국민이 말로 다할수 없는 울분과 고통을 겪고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이 혼란을 되레 즐기는 부류가 있으니 바로 "언론"이다.
지금의 사태에 온 국민은 오로지 언론의 보도에 의해서 소식을 듣고 판단하고 언행을 하고있다. 그럴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국정부가 독자적으로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무기력을 보이고있고, 정확한 정보도 신속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에서 언론의 보도에 눈과귀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제공하면서 언론의 진가가 발휘되어야 하고, 국민들은 언론의 올바른 활동에 따라 사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힘을 한데 모을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언론들은 전세계의 크고작은 언론들이 흘리는 기사를 오로지 "제일먼저" 국내에 기사화 하겠다는 욕심에만 몰두하고 있는것 같아서 화가 치민다.
얼마나 무성의하면 물론 헤프닝이겠지만
온국민이 보고있는 밤 9시뉴스의 앵커가 아프간 사태를 보도하는 도중에 참을수 없을정도의 웃음보까지 터뜨리겠는가?
한국언론에 대해 실망하게 되는 이유를 몇가지 제시하면서 진심으로 언론에 희망하고자 한다.
1. 뉴스는 그 신속성과 정확성에 생명이 있다고 본다.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식은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뉴스는 물론 신속해야 하지만 정확성이 없다면 그것은 오히려 해악이다. 지금의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를 보면 사실 여부는 아랑곳 않고 신속성에만 혈안이되어 들리는 모든 소식을 일단 기사로 내보내고 본다.
새로운 기사가 나올때마다 온국민이 얼마나 큰 요동을 치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이런 중태사태의 올바른 취재를 위해 현지에 급히 특파원을 보낸 언론사는 과연 있기나 한가?
아니면, 로이터나, CNN, AP, AFP 등 세계 굴지의 통신사에라도 기자파견한 언론사가 있기나 한것인가?
고작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세계 모든 언론사의 기사검색이나 하고 앉아서 기사 내보낸다면 일반 네티즌과 뭐가 다른가?
바라건데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기사는 내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얼마전 정부에서조차 미확인 보도를 자제하여 줄것을 요청한바 있지 않는가?
2.사안이 중대할수록 현장취재에 더 열중하여야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취재한 기사가 무슨 생명이 있고 가치가 있는가?
시시각각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노라면 한심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어제 보도된 사항을 오늘까지 수십번 우려먹는것은 기본이고 자료화면도 피랍 첫날부터 2주가 넘게 반복해서 우려먹고 있다. 어느 언론사도 직접 현장에가서 취재활동을 하고있지 않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언론이 그렇게 행동하면 절대 못쓴다.
아니할 얘긴지 몰라도 만약에 국내에서 누군가가 안좋은 일로 실오라기만한 허물이라도 기자에게 포착되었다면 이렇게 하겠는가? 또 어떠하고 있는가?
언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왜 많은 국민들이 거세게 언론을 비판하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봐야 한다.
3. 아무리 중요한 자료라도 한번쯤 되짚어보고 내보내야 한다.
지금 이 사태 이후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피랍자의 혈육들이다. 그들의 심정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며칠전 피랍자의 육성이 공개되었고, 뒤이어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살아있음을 확인한 가족들이 일순간 안도를 한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후를 되짚어 보라.
동영상에 찍힌 여성들의 초췌하고 공포로 가득한 눈, 주위에 눈치를 살피며 위협받고 있는것 같은 질린표정.....
그것을 지금까지도 계속 화면에 띄우고 있다.
그것도 세번,네번... 한사람씩,한사람씩....땀구멍까지 보이도록 클로즈업까지...
도대체 언론이 바라는게 뭔가?
그 얼굴들을 볼때마다 울화가 치밀고 감정이 복받치는데 그 가족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지금 그 화면을 다시보고 싶은 사람이 대한민국에 과연 몇이나 된다고 보는가?
언론...당신들은 그런 행태를 통해서 언론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비침한 화면의 우려먹기를 심사숙고 해주기를 바란다.
4. 언론에서 내보내는 기사는 장난삼아 내보내거나 어떤 기자 한사람의 주관이 개입되어 편향되거나 사실이 왜곡된채로 내보내면 안된다.
아무리 급해도 내부적으로라도 검증을 거쳐 객관성 있는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
언론사의 견해와 시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사설이나,논평을 통해서 하는것이지 일반 기사속에 자질미달의 삐딱하고 편향된 사고를 가진 기자 한사람의 견해가 반영된 기사를 통해서 표현하면 안된다.
지금 사태에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반감,심지어 증오까지 표출하고 있고 피랍자에 대해서도 종교적 이유로 이런 사태를 야기한것에 대해 가혹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언론사의 기자중에는 그런 현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개제해서 그 분노를 증폭시키는 경우가 빈발한다. 언론이 바라는게 도대체 뭔가?
한국언론은 분열을 증폭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은 인질이 억류되어 있고 언제 살해될지 모르는 긴박한 싱황이고 온국민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언론이 이런 불안한 국민심정을 보다 안정시키는 노력도 해줘야 되는것 아닌가.
나도 그렇지만 온 국민이 흔히 악플로 불리는 모진소리를 해대는것도
안타까운 마음이 커져만 가는데, 아무것도 독자적으로 하지못하는 한국정부의 무기력, 스스로도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자괴감, 이런것들이 겹치면서 기독교나 피랍자에 대한 원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억류된 사람들을 조속히 구출하는데 온국력과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할때이지 기독교를 욕하고 피랍자를 욕하고 악플을 단속하고 할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이 성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서 한마음으로 묶는데 중심에 서야 할때인데도 오히려 네티즌을 자극하고 기독교를 옹호하고 하는 따위의 기사를 게재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이것은 불난데 기름이나 끼얹는 작태가 아닌가.
지금 국민들은 입으로는 누구를 욕하고 원망해도 마음속으로는 다같이 숯덩이처럼 타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때일수록 언론이 앞장서서 국민의 마음을 다독거려서 용기와 희망을 주고 모든 사람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처럼 오히려 국민들의 마음을 갈라놓는 태도를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결국 언론의 적이 되어갈 것이다
73267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