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건설·두산중 등 해외 진출 취재 60여명 대거 참여 “중요 행사면 경비 부담했어야”
최근 각 언론사 산업담당 기자들이 비슷한 기간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해외취재를 다녀온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 원전 1·2호기 핵심기자재 공급을 위한 구매의향서 계약식과 관련해 상하이에 담당기자 15명 가량을 데리고 다녀왔다. 비용은 두산중공업이 부담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체코공장과 슬로바키아공장의 준공식 행사에 출입기자 30여명의 동유럽 출장을 지원했다. 이 출장에는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도 함께 했으며, 경유지에는 오스트리아도 포함됐다.
포스코건설도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북안카잉 신도시 기공식 행사에 출입기자 15명과 다녀왔으며, 이들의 출장취재를 전액 지원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 3사는 모두 자사의 해외 진출이 의미있다는 판단에서 기자단 투어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의 중국 원전사업 진출, 현대자동차의 동유럽 현지 공장 준공을 계기로 한 유럽진출,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신도시 건설 참여 등은 굵직굵직한 사안으로 충분히 취재할만한 사안인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최초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기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취재경비를 지원해 데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행사에 참석한 경제지의 한 기자는 “홍보성 출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의미있는 일이라 판단해 지원을 받아서라도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외국에서 기공식과 준공식을 하는데 언론인을 당연히 모셔서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며, 기자들도 “의미있는 출장이어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석한 한 기자는 “국내 2위의 기업 회장이 간데다 유럽의 첫 공장인 만큼 참석키로 한 것”이라며 “그 중대성에 맞춰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계에선 이들 기업의 행사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언론사가 일부라도 경비를 부담하고 참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 경제지 기자는 “현실적으로 자비를 부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차의 경우, 한겨레와 세계일보 등이 시중의 ‘기아차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정 회장의 답변을 기사화한 것 외엔 대부분 “글로벌 메이커 경쟁지 유럽시장에 도약” “힘찬 발걸음” “유럽 교두보” 등의 표현으로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는 ‘홍보성’ 기사가 줄을 이었다. 이들 언론이 올 초 울산공장 시무식 사건과 파업사태를 둘러싸고 현대차 불매운동까지 기사화하며 비난했던 것을 비춰볼 때 이중적인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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