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산에 사는 택시 기사입니다. 지금 국민연금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전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종일 일하지만 부산엔 택시가 너무 많고 불경기가 계속 되어 3~4만원의 수익밖에 얻지 못합니다. 제대로 된 수입원은 저밖에 없는데 집에는 넷이나 되는 자녀가 있고 이들의 학비를 내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납부하라는 통지가 날라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1~2만원을 낼 수는 있었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비용을 댈 형편이 되지는 못했기에, 이제는 너무 큰 목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압류장이 날아왔습니다. 압류장에는 저희 집 생계수단인 차를 공매에 붙이겠다는 내용이 씌여 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 가족이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연금을 부담할 여유가 없습니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제대로 납부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기 위해 압류를 한다지만, 저희에게는 먼 미래보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이 급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처음부터 원하는, 아니 최소한 연금지급 능력이나 여유가 되는 가정이 자진해서 신청하는 식이 되었어야 하지 않습니까? 적정 나이 이상이면 필수적으로 가입하게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저는 님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조금 더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이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아직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70년대의 상황에 비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저희 가족을 비롯한, 많은 압류당한 가정이 철거에 쫓겨가는 철거민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국민연금이 좋은 제도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무조건 선진국만 따라가려 하지 말고, 조금 더 우리나라, 우리시대의 현실을 생각해 실행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저희가 빚까지 내서 연금을 내야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압류를 당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내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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