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김재영이사장 사퇴하라
- 1,300만 노동자복지와 공단발전을 위해 김재영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비롯하여 실업대책사업, 임금채권보장사업 등 20여개의 국가적 복지사업을 수행하며 이 땅의 노동자복지를 위해 운영되는 필수 공익기관이다.
근로복지공단의 3,000여 직원들은 과로사에 내몰리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공기업 최악의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도 대한민국 1,300만 노동자들의 복지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하루하루 업무에 헌신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근로복지공단이 반개혁적이고 무능력한 이사장으로 인해 파행운영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이 땅의 1,300만 노동자들의 복지가 가로막히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제대로 된 국가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제도적 장치와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력 등 치밀하고 장기적인 안목의 조직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산재보상에서 재활과 자립까지" 일관된 복지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적 사회보장제도로서의 노동자복지구현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복지를 책임지는 조직의 수장이라면 마땅히 1,300만 노동자복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어진 의무이자 책무일 것이다.
하지만 김재영 이사장은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단의 인프라구축,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력확보 등 이 땅의 노동자복지를 위해 공단 이사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역할과 의무는 도외시한 채 자리보전에만 연연하고 있다. 그리고 복지부동, 무사안일, 상급기관 눈치보기 등 새정부의 개혁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구태의연한 퇴물관료의 행태만을 보이고 있다.
사업수행 및 근무여건 조성을 위한 규정 개정, 대국민 복지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인력확보 등 공단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항목들에 대하여 적극적인 대책마련이나 해결노력을 보이지 않음은 물론, 오로지 노동자 복지 및 공단의 모순적인 체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노동부 등 상급기관에만 떠넘기고 있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사람에게 이 땅의 노동자복지를 책임지게 하는 것은 공단 전직원과 노동자들, 그리고 전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이며, 당연히 1,300만 노동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국가적 복지서비스가 파행을 거듭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김재영 이사장은 밀실, 특혜성 인사를 독단적으로 자행함으로써 공단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직원들간에 질시와 반목을 조장하고 있다. 김이사장은 취임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행을 확립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인사권이 이사장의 고유권한이라는 그럴듯한 아집을 내세우며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 형평을 무시한 편향적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의 인사질서를 무너뜨리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2002년 2월 공단에 재직 중인 전직 노동부차관의 친동생을 부장으로 특혜승진시키는 행태에 대해 전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물의가 빚어지자 이사장은 노동조합 간부 및 대의원들 앞에서 공개사과하는 한편, "관리자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키는 관리자에 대한 인사조치 요구시 이를 적극 수용한다"고 약속하고 직원들의 반발을 서둘러 무마한 바 있다. 또한 인사자율권 보장을 위하여 정관을 개정하라는 노동조합 요구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재영 이사장은 전직원들을 향해 기관장으로서 다짐한 약속의 이행에는 안중에도 없으며 한술 더 떠 그런 약속을 한 사실조차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렇듯 공인으로서의 약속도 자기 필요에 의해 헌신짝 취급을 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는 비도덕적인 인물에게 어떻게 공단 3,000여 직원들의 미래와 1,300만 노동자들의 복지를 맡길 수가 있겠는가?
또한 김재영 이사장은 노사간에 지켜야할 기본적인 신뢰관계도 무시하며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국민의 여망을 안고 새롭게 출범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을 12대 국정과제로 선정하여 "자율과 책임의 노사자치주의의 확립"을 주창하고 있다.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자율·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안정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새정부의 주요 국정운영 방침이다. 그러나 김재영 이사장은 노사자율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도출된 노사합의사항 및 노사간의 약속마저도 지키지 않는 뻔뻔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2002년 10월 공단 직원이 과로로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공단 전조합원은 최소한의 근로조건 보장을 요구하며 8일간의 총파업을 실시하였다. 그로 인해 28개항의 노사 특별합의서가 작성되었지만 김재영 이사장은 노동부에서 규정승인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노사합의사항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었고, 오히려 노동부 핑계를 들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직원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며 기관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였다.
파업기간 중 임금삭감 및 쟁의기금 납부, 8일 동안의 총파업 등 2,000여명이 넘는 노동조합원들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 도출한 노사합의사항은 어떠한 명분과 규정보다 우선하여 시행되었어야 할 사항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사항일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동한 이사장의 무책임한 태도로 이의 시행이 보류되었고 결국 노동조합이 나서서 각고의 노력과 투쟁 끝에 이미 노사가 합의한 사항의 시행을 부분적으로나마 실현시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또한 김이사장은 공단 직원이 과로로 사망할 정도로 직원들의 노동강도가 한계를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마지못해 외부기관에 인력진단을 의뢰하였고, 700 ∼ 900명의 인력이 당장 충원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인력증원과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공문하나 보내지 않으면서 거짓말로 노동조합을 달래며 근본적인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게다가 인력확보나 필요한 예산 등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신규사업을 증대하여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자신의 영달만을 꾀하려는 전형적인 자기보신주의의 징표이며, 기관장으로서의 책무를 등한시한 직무유기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정관 제18조에 의하면 "이사장은 공단을 대표하고 공단의 업무를 통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및 제23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 및 경영계획 전반에 관한 사항을 노사협의회에서 성실하게 보고하고 설명하여야 하며, 의결된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김재영 이사장은 공단 이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도외시하여 공단의 대표자로서의 위치를 스스로 포기하였으며, 인력 및 경영계획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해 성실히 보고하고 설명하며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법률에 규정된 사용자의 최소한의 의무마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노동조합은 공단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김재영 이사장을 더 이상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노동자 복지구현과 공단의 발전을 위해 즉각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결연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길만이 본인의 명예를 마지막으로나마 지키며, 근로복지공단 3,000여 직원들을 살리고, 이땅의 1,300만 노동자들의 복지를 실현시키는 첩경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3. 3. 5
근로복지공단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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