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통시절이 생각난다! "한손에 망치들고 건설하면서,한손에 총칼들고 나가 싸우자!"""""..고등학교시절의 군사교련훈련도 생각나고,1972년"유신헌법"제정으로,유신의 국군시절도 생각난다! 1975년은 월남패망의 해였는데,,,1976년도에 군입대했으니까...아! 옛날이여! 그러나,남북교류협력도 한편으로는 해야한는,시대정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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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박동혁
서해교전에서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했던 군의관의 글입니다
2002년 6월 29일 토요일. 월드컵 준결승을 앞두고 한참 들떠 있는 분위기에서 우리 군의관들은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웬 걸... 한참 방송이 나오고 어수선한 분위기. 의국의 TV를 켰더니 아뿔싸... 연평도 앞에서 양측 해군간에 교전이 있었던 것이다. 전 군의관을 비롯한 장병들은 퇴근을 미루고 대기상태로 있게 되었고 헬기를 통해서 환자들을 후송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필요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퇴근이 허락되었다. 그날, 외과계 군의관들은 호된 수고를 하였고 내과계 군의관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사망자들을 비롯해서 많은 부상자들이 나왔고, 수도병원 창설이래 보기드문 대사건이었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만삭으로 배부른 아내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던 나는 병원의 전화를 받았다.
'내과를 찾을 일이 뭘까 ?'
이유인 즉 경상자 중에서도 배안의 화재로 인한 연기에 의해 폐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있어서 내과 군의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출근한 뒤 들어선 중환자실은 무척이나 바빴다. 응급수술을 마치고 누워있는 중상자들이 즐비했고 팔다리를 잃은 장병들도 눈에 뛰었다. 콧등이 시큰했다.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이게 웬 난리인가. 저 창창한 청춘들을 어이 하라고...
연기에 의한 흡인손상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봐주고 담당배정을 한후 내 환자의 몸에 박혀 미처 제거 하지 못한 파편과 총알조각들을 손 닿는 대로 마저 빼내었다. 14mm 기관총탄이 깨진채로 방광을 뚫고 들어간 중사 였다. 등뒤로뚫고 들어가서 사타구니 근처의 몸 앞쪽에 묻혀있던 탄두를 끄집어 냈다. 반동강이 난것이 어딘가에 부딪힌 후 튀어서 들어간 듯 했다. 그나마, 경상축에 속하던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내 뚜껑을 열었다. 지금은 언론에서 다 나온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남쪽으로 계속 내려오는 북쪽 배를 가로 막고서는 진로를 방해하는 '차단기동'을 하고 있었다 한다. 이게 위험한 이유는 서로간에 배의 옆구리를 고스란히 노출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이건 피차간에 절대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으니...
남하하던 북의 배가 방향을 틀며 옆으로 도는 순간 우리 장병들의 눈에는 포탑을 돌려 조준을 하고 있는 인민군들이 보였다.
'어... 쟤네들 왜저래?'
하는 순간 85mm포가 불을 뿜었고 무척이나 가까이 붙어 있던 우리배의 함교(조타실)가 명중당했다. 이후 차례로 우리의 포탑들이 골라서 가격당했다. 우리와 같은 전자조준장비도 없이 수동으로 조준하는 북쪽의 함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우리를 노리고 미리 공격계획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되서 중앙 통제실인 함교가 무력화되고 대응사격할 수 있는 포탑들이 날아간 상황에서 어려운 전투를 벌이게 된것이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권지형상병 같은 경우 왼손이 날아간 상태에서 오른손만으로 M60 기관총을 발사하는 투혼을 보였던 눈물나는 전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한다.
더우기 황당한 것은 피격당한 참수리 357호가 계속 당하고 있는 동안 급히 접근한 참수리 358호에서 북측 경비정에 포탄을 퍼부어 댔지만 그 상황에서도 북측 경비정은 오로지 357호만 공격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더 위험한 상대를 먼저 공격해야하는 것이거늘 '난 한놈만 패'식의 공격으로 357호는 결국 침몰해 버린다. 당연히 북측 경비정은 358호에 의해 신나게 두들겨 맞아서 침몰되는 것만 겨우 면하고 우리측 이상의 사상자가 나 버렸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사망자만 30명 이상이라 한다. 같은 민족끼리 내가 더 많이 죽였네 겨루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오전을 보낸 가운데 생존자중 가장 많이 다친 박동혁 상병을 접하게 된다. 의식은 없었고 인공호흡기가 달려 있었으며, 내가 군대 온 이후로 가장 많은 주사줄과 약병을 달고 있는 환자를 목격해버린 것이다. 파편이 배를 뚫고 들어가서 장을 다쳤고, 오른쪽 허벅지도 커다란 파편이 박혔었고, 전신에 총상과 파편창이 나있는 엄청난 중환자였다.
" 얜... 왜 이렇게 다쳤어요?"
" 의무병인데 부상자들 처치한다고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다니다가 그랬습니다..."
내 담당환자인 중사가 대답했다.
이야기인즉슨, 참수리 357호의 의무병이었던 박상병은 첫포탄에 조타실이 깨지면서 쓰러진 정장 윤영하 대위를 몸으로 덮고 함교의 계단 아래로 끌고 내려가 인공호흡을 시도했으나 소용없음을 깨닫고는 다시 나가서 여기 저기 쓰러지는 전우들을 치료하기 위해 몸을 숨기지 않고 뛰어다니다가 다쳤다는 것이다. 당연히, 총쏘는 전투병은 엄폐물에 몸을 숨긴채로 사격을 하기 마련이지만 여기저기 이동해야 하는 의무병은 가장 위험해 질 수 있는 처지인 것이다.
이야기를 듣자 울컥했다.
멋진 놈. 그런데, 이게 뭐냐...
상태는 굉장히 안좋았다. 후송당시부터 쇼크상태로 출혈이 엄청나서 수술동안에도 엄청난 수혈이 필요했고, 부상부위는 전신에 걸쳤다.
이후 두달동안 사경을 헤메던 동혁이는 결국 지난 9월 20일 금요일 새벽에 눈을 감았다.
어제 일요일(22일) 우리병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되고 박동혁 병장(진급했다...)은 대전국립묘지에 묻혔다. 충무무공훈장도 수여되었다. 하지만... 꽃다운 젊은이 박동혁은 죽었다.
동혁아.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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