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고시(考試)제도 폐지의 개념
ㅇ 고시(考試)라는 것은 시험(試驗)이라는 뜻으로 현재 공무원채용시 험은 9급 시험, 7급 시험,
5급 시험 세가지로 구분되는데 특히 5급 시험을 고등고시(高等考試)라고 하며 이 말을 줄여서 고시(高試)라고 한다. 고시(考試)의 일반적인 의미는 시험이라는 뜻인데 흔히 우리말로 고시라고 하면 줄인 말인 고시(高試)를 먼저 연상 하게 되지만, 여기서의 고시(考試)는 현행의「계급적 공무원 채용시험」을 가리킨다.
ㅇ 공무원채용시험 중에서도 특히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5급채용 시험인 고시(高試)제도로서 흔히 "신라의 골품제"에 비유되거나 또는 고시 출신끼리 끌고 당겨주는 것을 "가까이는 일가(一家)요,멀리는 친척(親戚)"라는 말이 태평양 전쟁전 일본에서 고등문관 시험을 비꼬는 말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일본의 경우 高試제도는 전쟁후 폐지됨)
Ⅱ. 고시(考試) 제도 폐지의 필요성
(1) 공무원의 고학력화
ㅇ 요즘 공무원 채용시험, 예를 들어 9급 공무원시험의 경우에도 합격자의 대다수가 대졸 출신이다(95%이상). 공무원의 고학력 화는 사회에서의 대졸자가 급증한데서 기인되는 현상이다.
ㅇ 현행 공무원채용시험의 출제수준 규정(공무원 임용령)을 보면 고시(高試)는 대학수준, 7급 시험은 전문대 수준, 9급 시험은 고졸 수준으로 출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대졸 출신자들이 "대졸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공직에 입문하지 못하 고 고등학교 공부를 새로 해서 공직에 들어오고 있는 해프닝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 바로 그것이다.
대학 졸업자에게 고등학교 수준의 시험을 치르게 해서 고졸 수 준의 경제적, 사회적 대우밖에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고 일할 의욕을 북돋워 줄 수 있겠 는가
(2) 공직사회의 갈등과 비효율의 원인
ㅇ 현행 구분별 채용시험(5,7,9급)에서 최하위 채용시험 임용자는 일부 선두주지를 뻬고는 대다수의 공무원을 영원히 말단에 머물 게 해 공직사회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ㅇ 반면에 고시(高試)로 공직에 들어온자는 공직생활 평생토록 업 무의 실적유무에 관계없이 퇴직할 때까지 프레미엄을 누릴 수 있다. 한번의 암기위주의 테스트로 30년을 보장받는 셈이다.
ㅇ 정무직으로 진출할 수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일찍 40대 갓 넘어 3급 국장에 승진한 사람은 앞으로 퇴직시까지 20년간이나 국장 레벨에서 근무가 가능해 조직의 정체화는 물론 대다수의 일반 출신자들로부터 심각한 비판의 대상의 되고 있다.
ㅇ 구분별 채용시험(5,7,9급)의 고시제(考試制)는 입구(入口)에서 이 미 선발이 되어 자신이 승진할 수 있는 상한선이 미리 예정되 어 있으며, 따라서 일찌감치 승진면에서 자포자기가 되어 조 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승진이 보장되지 않는데 누가 혼신의 힘을 쏟아 일하겠는가.
(3) 공무원사회의 계급화 폐해
ㅇ 5, 7, 9급별 입구선발형(入口選拔方式)로 치러지는 고시제는 우리 공 무원 사회를 철저히 계급이 지배하는 조직으로 만들었다. 상 부 명령이 먹혀들기 좋게 1급부터 9급까지 계급이 매겨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지구촌의 움직임과 다양한 시 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21세기의 행정조직이 아직도 군대처 럼 움직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미 계급 제를 몰아내고 맡은 업무에 따라 대우하는 직위분류제를 채택했 다. 독일.프랑스 등은 계급을 남겨 놓긴 했지만 직무를 더 중요 하게 여기고 있다.
(4) 고시제(考試制) 페지후 공무원채용 방식
ㅇ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자격과 능력을 기초로 학력별(대졸, 고 졸)로 공무원을 채용하며 계급별 입구선발방식은 폐지한다.
ㅇ 사회에 대졸자원이 대거 배출되는 점을 감안 공무원채용시에도 대졸직원을 많이 뽑고, 개인의 가정형평상 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공직참여 기회를 주기 위해 고졸출신자도 채용하되, 학력별 임금격차가 크지 않도록 한다.
ㅇ 출신에 관계없이 근무를 통한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 등 인사행 정을 하도록 한다. 시험이라는 것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의 일부 분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Ⅲ. 계급제 폐지의 필요성
(1) 계급제의 개념
ㅇ 계급제에서 계급이란 공무원의 조직내 신분을 수치화ㆍ계량화한 것으로 전국적 통일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공무원계급 은 1∼9급, 군대는 이병∼대장으로 되어 있다. 흔히 계장, 과장, 국장을 계급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조직계층에서 직위를 말하는 것으로 회사에서 흔히 말하는 대리, 과장, 부장과 같은 것이다. 만약 과장이 계급이라면 구군의 과장이 중앙부처 과장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과장은 계급이 아닌 것이다. 이와같이 공직의 기본틀이 계급으로서 짜여 진 것을 계급제라 한다.
ㅇ계급제는 군대나 경찰 등「명령계통의 일원화」의 원리가 절대시 되어야 하는 특수조직에서 채택하는 조직형태이다. 군대(경찰 등) 의 임무는 비교적 단순 명쾌한 그러나 달성곤란한 목적을 어떻게 유효하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 비해, 통상의 조장행정기관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중지를 모아서 정책입안 활동과 집행에 종사하고 있다.
ㅇ우리나라가 계급제를 채택하게 된 것은 과거 신분제적 사회의 영 향이 작용한 점도 있지만, 해방후에도 일제시대의 신분제적 관료 제도를 그대로 이어받아 비판없이 사용하여 온 데 있다 해도 과 언이 아닐 것이다.
ㅇ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이미 계급제가 일부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복수직급제(복수계급제)」가 바로 그것인데 과장에 4급인 서기관이 보임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3급 인 부이사관도 과장으로 보임될 수 있도록 하여 계급제의 원칙에 서 보면 계급제 붕괴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승진정체로 인 한 계급 인플레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하겠다.
(2) 계급제 폐지의 필요성
ㅇ 최인기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계급제가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계급이 모든 것을 말해 주 는 분위기에서는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키우기보다 승진을 위해 적당히 보직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ㅇ 실제로 우리 부처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1년마다 자리를 옮 긴다.반면 경제협력개발가구(OECD)국가 고급공무원의 재임 기간 은 평균 5년이다. 벼슬싸움에 급급한 공직사회의 병폐를 줄이 기 위해서도 현행 계급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 다.
ㅇ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펴낸 정책연구보고서에서 "계급제는 개 인의 능력과 성과보다 승진을 통한 신분 상승에 집착하게 만든 다"고 진단했다.
(3) 계급제 폐지후 대안(代案) - 보수등급제 도입
ㅇ 현행의 계급제를 폐지한 후 보수등급제 도입과 직위제(종전에는 직위분류제라 했음)의 일부도입이다. 또한 자격·등급의 계층과 직위의 계층을 분리하여 직위승진 없이도 보수등급은 상향이 가 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행 1-9급으로 되어 있는 공무원의 계급을 폐지해서 보수등급제를 도입하고 아울러 국장 급(3급) 이상의 보직에 대해서는 직위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ㅇ 보수등급제는 계급제와 직위제의 중간형태이다.
ㅇ 공무원사회에 보수등급제가 도입되면 상위 직위에 승진하지 않 더라도 자신의 전문성과 성과를 높혀 일한 만큼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체제로 바뀌어 나가는 것이다. 또한 보수등급제 시행으로 기존의 계급제적 관료주의 사고를 탈피하여 우리의 공직사회가 한단계 성숙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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