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까지 과적 차량 검문소에서 공익 요원으로
군복무를 하였다. 내가 소속 되어 있던 곳은 수원에 있는 과적 차량 검문소. 정확한 소속은 수원 국도 유지 건설 사무소 였고 경기도 일대에 산재해 있는 오산이나 수원, 의정부 같은 지역에 있는 여러개의 과적 검문소 중의 한 곳에서 근무하였다. 공익 요원들은 28개월동안 한 곳에서만 근무하게 되지만 2~3 개월마다 그 직원들은 바뀌게 된다. 비리를 막기위해서 계속 근무지를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군복무 기간동안 여러 명의 공무원들을 상대해 봤고 그들의 행태를 봐왔는데
시정이 필요한 부분이 아주 많다고 느꼈다.
우선 각 검문소의 공무원들은 내 조사에 의하면
기능직, 기타직 공무원들이다.
최 하위 계급의 공무원들이고 대부분이 명예퇴직
당하고 갈곳 없어 여기서 일하면 편하다는 말 듣고
아는 사람 통해서 소개 받고 취직한 사람들.
갈곳 없고 배운 거 없으면 성실히 일해야
마땅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거의 매일이 술,
특히 야간엔 하루도 안 빼고 술이다.
특히 겨울철엔 낮과 밤을 안 가린다.
술 마시고 교대로 잠자기.
화투치기.
다방 레지 부르기.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한명 꼽자면 그 자의 이름은 최인각.
주간 근무시엔 일단 출근하면 커피한잔.
그리고 점심 먹을 때까지 TV시청.
시간 되면 점심 먹으며 술 한잔.
그리고 날씨 좋은 날은 바로 한 숨 잔다.
자다가 깨면 화투 한판,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또 TV시청,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 더 하고 퇴근.
거의 매일이 이렇지만 조금씩 그 내용이 달라진다.
중간에 너무 심심한 날은 다방 레지를 부르던가
자기가 바람 피우고 있는 아줌마 두명을
검문소로 불러 들인 적도 있다.
그래도 다른 직원들은 일도 좀 하려 하고
농땡이 쳐봤자 TV보는 수준에 그치지만
최인각 이자는 거의 할 짓은 다 한다.
그래도 굉장히 약삭 빠른 면이 있어서
한달에 한두번 나오는 단속은 어찌 그리 잘 알고
대비 책은 세워 두는지...
알고보니 그것도 수원 국도 유지 사무소 직원들과
내통이 다 되어 있었다.
단속이 나올라치면 미리 전화가 온다.
단속 나갈거니까 근무 똑바로 서고 있으라고...
여기까지는 그저 근무 태만에 그치는 것이지만
문제는 이제 부터다.
어느날 새벽에 자고 있는데 과적 차량이 단속에 걸릴 때 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려서 문득 깼다. 과적 한대
걸렸나 보다고 생각하고 계속 자려는데 밖에서
최인각과 운전수가 말하는 것이 들렸다.
운전수는 죄송하다며 다음부턴 절대 과적 안
하겠다고 사정사정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계속해서 크게 울고불고 난리 치다가 어느 순간
조용히 소근대는 소리가 들려왓다.
뭐라는 지는 잘 안 들리지만 꽤 오랫동안 소근대는 소리가 들리고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좀 이상한 듯해서 창을 통해 살짝 엿보니
운전수가 바쁘게 시멘트 포대를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꽤 많이 내리고는 다시 계근을 하고 정상 통과 된 후에 차를 앞에 세우고 최인각에게 돌아와
뭔가를 또 수근대고는 살짝 돈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만원짜리 지폐를 조그맣게 접어서 건네고는 다시
시멘트 포대를 싣고 유유히 사라져 갔다.
결국 뇌물을 받고 과적 차량을 봐준 것이다.
이건 아주 옛날 일이고 지금도 그자가 거기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도 마찬가지 짓을 하고 있을 것 같아 제보한다.
최인각이란 자가 좀 심한 편에 속하지만 거기서
일하는 단속 공무원들이 대부분 직무태만과
약간의 비리는 심심치 않게 저지르고 있다.
경기도 일대에 산재해 있는 검문소들을 수원 국도 유지 사무소 홀로 모두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도
무리이고 그 틈을 타서 기타직 공무원들이
화물차량 운전자들을 상대로 온갖 비리를
행하고 잇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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