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 평생연금에 관한 문제 제기
‘공무원’이라는 말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폐단’을 논함에, 핑계처럼 붙어다니는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있다.
5년의 한계로 인해 대통령 바뀔 때마다 4급 이상 고급 공무원들의 무더기 낙하산형 코드인사를 강행하게 된다는 논리의. 물론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억지다.
문제는 정권이 바뀐다고 5년 내 1계급 승진도 쉽지 않은 공무원 사회에서 무려 2~3계급을 뛰어넘는 고공 낙하산 곡예를 벌이는 데서 찾아야 하며 그들의 이기와 도덕적해이의 몰염치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평생연금은 당사자와 당사자 사망 시 본처에게 상당수 승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번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라면 부부가 혈세로 이 세상 끝까지 안락한 삶을 보장받는 지위가 존재한다는 건, 그러한 계급장을 달기 위해 정치권 줄 대기에 올인하는 가관의 행태를 부추기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제도상의 문제점을 한번쯤 짚어봐야 할 일이다.
뭐, 우리 사회에서 돈 보따리 정도야 바닥의 주먹 패에서부터, 가장 경건해야 할 학부모와 교사 간, 나아가 정경유착의 고리가 되어왔음은 너무도 식상한 일이겠지만, 염불 보다 잿밥을 향한 간절함이 연출하는 추태는 듣기에도 안쓰럽다.
고위공직에 오르기 위해 들이대는 돈 보따리, 상관 집 식모살이라도 마다않는 여편네들의 치맛바람은 혀를 찰 노릇이나 그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없는 사회가 우리 사회이다.
자고로 뇌물과 협잡은, 능력 없는 자들의 비뚤어진 자구책이거나 능력 있는, 눈엣가시 같은 상대를 제거하기 위한 방편의 범죄에 다름 아니며 건전한 사회구현에 역행되며 정신을 좀먹는 폐단이다. 그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고위공무원연금법은 한번쯤 매스를 가해야 한다.
풍문으로는 고위공직자의 자리에 앉음으로써 얻는 혜택과 플러스 알파의 뇌물로 인해 그들은 이미 노후를 준비하고도 남음이 있는, 연금 혜택이 그리 절실하지도 않은 선택받은 부류들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뒤를 캐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그들 재산가들은 퇴임 후 매달 상당액의 연금을 평생 챙기고, 당사자가 사망하면 그 중 상당액으로 그 부인의 삶마저 다하는 순간까지 부양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혜택의 자리이기에 부정부패의 얼룩이 사라질 새가 없다는 점, 그럼에도 제도상의 문제가 제기되고 점검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기관이라는 직책은 공무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한계의 자리라고 한다.
그 이후로는 이른바 영혼을 버리고 일신의 영달을 위한 자구책 찾기의 로비에 들어간다고 하니 공무원평생연금을 서기관까지의 직급으로 동결함은 어떠할지... 그러면 오르기 힘든 자리를 쟁탈하기 위한 뇌물보따리도 사라질 것이며 남편의 계급이 곧 마누라 계급이 되어 안팎으로 시달리는 계급사회의 행태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은 새옹지마이며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 또한 인생이다.
고위공직자란, 국민에게 봉사하며 봉사의 수고를 보람으로 삼아야 하는 동시에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자리이다. 그러한 기본개념조차 서 있지 않은 사람들이 뇌물로 천부당만부당한 자리에 올라, 부도덕한 행태를 일삼으며 일하고자 하는 국민의 사기를 꺾는데 일조한다면, 견제하고 방지되어야 한다.
'고위공무원 혈세로 먹여살리기'는 기필코 한번쯤 수술대에 올라 대대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거다.
구약성서에 ‘우리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좋은 구절이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출범은 분명 적자 예상이 가당치 않은 프로젝트라 여기고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작이 창대하여 국민의 혈세로 지탱되는 미약의 결과를 낳은 것일까'하고 여기기에도 문제는 남는다. 혈세 당사자인 국민에게 한마디 동의를 구한 바도 없으니 정녕 헌혈이라 할 수도 없는, 공짜 수혈의 특혜를 누리고 있음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거다.
바람직한 성구에 반하는 문제는 차치하자, 다만 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이지경에 이르렀는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규명은 해야 한다.
다행인 건 그 와중에 이명박 당선인이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상 구현 의지를 보이고 다는 거다. 모처럼 시원수를 마시는 기분이다.
그동안의 공직자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였다면 이젠 진정 국민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하며, 보다 투명하고 그늘 없는 사회질서 확립, 국고의 편향되지 않은 건전한 흐름, 공직자들의 부패방지, 나아가 부정부패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공무원연금 대상과 한도액에 다소나마 제한을 두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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