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통일의 꿈에서 깨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무에 가려 숲을 볼 수 없듯이 남북교류라는 핑크빛 장미꽃 한 송이에 시선을 빼앗겨 있지도 않은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는 것은 분명히 현실이 아닌 환상임을 알아야한다.

우리 국민에게 개성공단의 상처는 여러 가지 아픔을 주었고 금강산은 귀중한 생명까지 앗아갔다. 우리의 소원인 통일의 정원은 아직 황폐한 불모지나 다름이 없고 정원의 조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요행을 기다리는 일에 너무나 많은 시간과 국력을 소비했다.

당장 눈앞의 한 송이 장미꽃 가시에 찔려도 중병을 앓으면서 과연 그 넓은 정원의 장미꽃들을 어떻게 품에 안을 것인가? 침착하게 현실을 돌아보자. 남북한의 경제적인 교류는 이미 인질범에게 볼모가 되어 상식적인 대화는 사라진지가 오래되었다. 이제는 잠시 통일의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더 이상의 큰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지금 이 상황에서 성급하게 통일이 된다면 남쪽에 있는 최고의 투기꾼들은 앞 다투어 북쪽으로 달려가서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순식간에 북한 땅과 경제를 장악할 것이다. 이쯤 되면 능력 없는 북한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무력으로 생존을 위해 다시 공산을 외치며 부자들을 강탈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꽃이 피기도 전에 가시에 찔려 피 흘리는 사람들이 통일의 정원을 가득 메우고 오히려 붉은 장미는 후회와 두려움의 상징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군사적인 문제이다. 통합을 이루면 누가 지휘관이 되고 누가 사병이 될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서로 총 뿌리를 겨누면서 군사적인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휴전선이 무너진다 해도 통일이라고 할 수 없다. 모든 분야에 합의가 이루어져도 군사적인 힘에 의해 한 순간에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지난 날 경험했다.

공동성명서가 발표되고 몇 사람이 남북한을 오가면 당장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꿈에서 깨어나자.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일도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성급하면 함께 화를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통일을 말하지 말자. 지금은 말없이 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우선은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화합과 경제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 그리고 국방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꿈과 소원은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들에 의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대한교경신문 발행인 진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