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 많으십니다. 금일 서울국제마라톤(동아)이 잘 치뤄졌다고 뉴스를 통하여 들었습니다. 국제대회이니 어느정도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살고 있는 곳(수서경찰서 뒤)의 주민들은 4가지 점에서 언짢아 하고 있습니다.
첫째, 마라톤코스입니다. 제 생각에 코스를 정하려면 최소한 사전에 어떤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와 보고 대회 추진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없는지 꼼꼼히 발로 뛰고 살펴봤어야 합니다. 아니 최소한 지도만을 제대로 봤더라도 한쪽은 양재천이고 한쪽은 오늘 뛴 코스밖에 없는 지역의 출입로를 막아야 했는지요? 한시적이긴 하지만 한쪽은 강으로 한쪽은 마라톤 행렬로 인하여 출입이 전면 금지가 될 수 있는 겁니까?
둘째, 코스가 일단 정했졌다면-정말 어처구니 없는 코스이지만- 해당지역에 최소한 2~3일전이라도 안내 입간판이나 현수막을 세워 불편을 덜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문이나 방송들을 통하여 홍보를 했다고는 하지만 바쁘게 생활하는 서민들이 마라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상세한 일자와 코스를 눈여겨 보겠습니까? 그리고 한 곳 밖에 없는 출입구를 막아야 합니까?
셋째, 교통 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들의 직무자세입니다. 수서경찰서 앞 출입구에서 30분을 기다리면서 보니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기다리다 기다리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아주 어린아이가 건너다가 마라토너들에게 부딪히며 이리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마터면 아이가 깔려 밟힐 뻔 하였습니다. 세상에...
무엇을 위한 마라톤대회입니까? 어린아이를 이리저리 밀며 넘어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곳에는 대략 6~7명의 경찰들이 있었으나 누구하나 노약자들의 횡단을 돕는 이가 없었습니다. 민중의 지팡이가 어린이가 떠밀리는 것을 보고만 있더군요.
넷째, 이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열등감(?)입니다. 어떤 분은 이 곳이 타워팰리스였다면 과연 오늘의 마라톤 코스를 정했겠느냐고 하더군요. 제 생각엔 아니라고 봅니다. 이 곳은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거든요.
마라톤대회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이번 대회의 코스가 정말 환상적이었다는둥의 말도 안 되는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항의 전화를 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아 이곳에 민원신청을 넣어 봅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여러가지 면에서 문제점이 많은 대회였다고 봅니다. 저는 어디에 항의를 해야 또 다시 이런 불편함을 겪지 않게 될지 잘 모릅니다. 다만 경찰청에서도 이런 대회의 협조를 받게 되면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서 코스를 잘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하고, 또 노약자의 마라토너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움직이는 경찰들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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