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오작동·이상마모… 고속철 '고장철' 될라
고속열차에서 엔진의 동력을 열차에 전달하는 핵심장치인 모터블럭에 문제가 있어 최근 소프트웨어가 교체됐으나 운전도중 작동을 멈추는 등 여전히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통신설비 바퀴 등 다른 핵심장치에서도 문제가 발견돼 내달 중순까지교체ㆍ보수할 예정이지만 새 부품에 대한 성능 및 안전성 시험을 충분히거치지 못해 고속철도는 4월1일 개통 이후 불안한 운행이 계속될 전망이다.
철도청은 25일 “모터블럭이 이상이 있어 이미 전기제어 소프트웨어를 교체, 정상 운행 중”이라며 “통신설비는 오작동, 바퀴는 이상마모 등 다른장치에서도 문제점이 생겨 내달 15일까지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설비를 교체ㆍ보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4일 밤 호남선을 시험주행 중이던 고속열차에서 모터블럭이 작동을 멈춰 일부 엔진의 동력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열차는 모터블록의 소프트웨어를 이미 교체했으나 다시 문제가 나타나고장 원인을 재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열차에 시승한 국회 건교위관계자는 “모터블럭은 안전과 직결된 핵심설비여서 시스템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달 15일까지 개선될 통신설비도 새 부품의 안정 및 안전성 시험이 충분치 않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바퀴의 이상마모는 국내 고속열차가 프랑스 TGV와 달리 20량으로 긴데다 기존선 구간을 많이 달리기 때문인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기존선로, 특히 전용선로와 기존선로가 연결되는 교행구간 운행의 안전성에 대한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는 선로의 45.3%, 호남고속철도는 67.4%가 기존선로로, 이 구간의 경우 운전 및 통신을 수동으로 작동해야 하지만 고속열차와 운전인력 모두 충분한테스트와 실습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열차의 경우 철도청은 46편의 시운전 거리가 편당 평균 2만9,000㎞로 충분하다고 24일 밝혔으나 이는 단순 평균일 뿐 지난해 말 인수한 26~46호차의경우 시험운행거리가 절대 부족하고 그나마 대부분 전용선로 구간에 집중돼 있다.
운전도 기존선로는 표지판을 보고 수동으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야간이나 안개, 우천시 식별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기관사의 노선특성 숙지가 필수적이지만 기관사 240명 가운데 기존 경부ㆍ호남선 모두 운행 경험이 없거나 한쪽 노선 운행 경력만 있는 경우가 무려 184명에 이른다.
또 기관사 중 205명은 지난해 9월 이후 증원돼 1월부터 운전실습에 투입된 신참인력이다. 이와 관련, 기관사들은 “노선을 제대로 인지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철도청은 내달 19~21일 상업운전 시간표에맞춰 운행해본 뒤 문제점을 보완, 운전ㆍ정비ㆍ통신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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