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채널선택권을 박탈하면서까지 하며 진행되었던 지난 TV토론은 그야말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노 두 사람만의 수준이하 저질 공방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금요일 저녁의 황금시간대에 무려 2시간 동안이나 공중파 방송3社가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생중계를 벌인 것은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특정 정치인의 정치적 목적에 악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정노 두사람은 물론 국민의 채널선택권을 박탈하고, 국민들에게 TV토론 시청을 억지로 강요한 방송사들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둘째로, 후보 단일화의 의미를 두 후보 스스로「反이회창 후보」로 명백하게 밝힘으로써 단일화가 결국은 정권장악을 위한 정략적 산물임을 증명하는 토론회 였다.
셋째, 예상된 일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정노 두 후보는 작심한 듯 이회창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등 정치지도자로서 수준이라의 행태를 보여주었다. 특히 정 후보의 경우는 토론 중에 갑자기 "왜 이회창 후보여서는 안 되는가"를 주제로 얘기하자고 제안하고, 이에 노후보가 맞장구를 치며, 시종일관 이 후보 비방경쟁에 나선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에 다름아니다.
도대체 이번 TV토론의 목적이 무엇이었던가, 두 사람의 정책과 비전을 통해 유권자들이 상호 비교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던가. 이런 점에서 어제 토론은 서로 자기가 후보단일화의 적임자라면서 서로의 과거행적과 발언을 둘러싼 자질공방과 이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만 점철된 수준이하의 토론이었다.
이는 결국, 그들의 이념과 정책이 서로 조화되기보다는 극명하게 대립되어 물과 기름처럼 좁히기 힘든 간극이 있다는 것을 자기들 스스로 인정한 셈이고, 앞으로 단일화 후보 선출 이후에도 그들이 모호한 정체성이나 혼란스런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가늠케 했다.
넷째, 정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인신공격성 비방으로 자신이 그토록 혐오한다던 '네거티브 캠페인'의 선두주자가 바로 자신임을 이번 토론을 계기로 국민에게 공인 받게 되었다.
정 후보는 방송이란 매체의 특성을 교묘히 이용해 이후보를 비난했다. 방송은 그 특성상 한번 전파를 타고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전파를 타는 내용이 맞든 틀리든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한번 방송되고 나서 사후약방문 식의 조치는 하등의 의미도 없는 것이고 그야말로 나중에 정후보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나가도 그만인 것이다.
결국 이번 후보단일화를 위한 鄭.盧 TV 합동토론은 두 후보가 서로 공격하고, 이 후보 비난에 열을 올림으로써 역설적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보다 분명하게 해 주었다.
그것은 결국 '정몽준이든, 노무현이든 이 사람들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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