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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없는 시설 공사로 아들 숨져"
교통사고 사망 유족, 부산국토관리청 앞 1인 시위

2009년 12월 17일 (목) 오웅근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2일 오전 교통시설 설치공사를 하던 창원시 양곡동에서 오토바이 추돌사고로 사망한 고 임희택(35) 씨의 유가족이 16일 오전 부산국토관리청 정문 앞에서 시행？발주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안전사고 예방 소홀을 질책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현장에서 만난 유족 우곡지(55？여？진해시 석동) 씨는 "정부가 하는 교통시설 설치공사에 안전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30대의 외동아들이 현장에서 즉사하는 재앙을 맞았다"고 말했다.

또, "의무적인 안전시설인 차로변경 표지판과 신호수, 라바콘 등 사전 조치도 없었고 작업 중인 차량의 적재함까지 열어 놓고 공사를 강행하는 안전 불감증에 의해 죽음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정문 앞에서 고 임희택 교통사고사망자의 어머니 우곡지씨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웅근 기자

유족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내 아들을 살려내라'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과 함께 사고 당시 현장에서 찍은 사진물을 별도 피켓에 전시하고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또한 유족 측은 이와 관련해 가족과 친지 등이 함께 하는 농성집회를 18일부터 한 달 동안 펼칠 계획으로 부산동부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사고가 난 시각은 공사를 준비 중인 시각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입장표명을 유보할 수밖에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라고 답변했다.

사고조사에 나선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사망자는 ㄱ 회사의 개인 도급된 차량의 뒷문에 부딪혀 사망했으며 더욱 명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자 교통안전공단의 시뮬레이션 기법을 동원할 것"이라며 "사고가 난 시점은 타워크레인 탑을 설치하는 중이었으며 사고현장의 작업차량 주변에 5개의 라바콘이 총총하게 놓여 있지만 1개의 라바콘이 차량과 멀리 떨어진, 차 뒷부분에서 29m 거리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공사를 하고자 창원시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는 과정에 교통소통 대책의 하나로 일정 거리에 공사 관련 입간판을 세워야 하는 조건이 제시됐으나 입간판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업은 차량의 속도와 시간 등을 측정하기 위한 '2009 국토 ITS 기반 인프라 구축사업'으로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한국건설기술원에 위탁해 조달청이 시공사를 선정,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마산시와 창원시, 진해시 일원에서 공사 중이며 소요예산은 ㎞당 약 1억 원으로 총 115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