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1일에 실시된 고려대학교 수시 2학기 일반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3시간에 걸쳐서 논술 시험을 치뤘다. 응시생들은 3시간 동안에 쓰기 어려운 내용을 쓰느라 손에 마비가 올 정도였지만, 명문대에 합격하려는 마음에 최선을 다해 논술문을 작성하였다. 내신이 좀 부족해도 갈고 닦은 논술 실력을 통해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손이 아픈 것도 몰랐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는 정말 이런 학생들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일을 했을까? 그들은 정말 공정하게 채점을 했을까?
결론적으로 고려대학교는 실현 불가능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사실 이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일부 수험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의심된다. 왜 이런 판단이 가능한가? 다음 사실을 보면 이런 판단이 설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는 수시 2학기 일반 전형으로 뽑을 수 있는 인원을 1281명으로 정했다. 이 인원에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즉 고려대학교 일반전형에 지원한 지원자가 무려 59,320명이다.(한국경제신문, 2009.9.14일자) 무려 46.31:1의 경쟁률이다. 학교 현장에서 응시를 포기한 학생이 적기 때문에 최소 10%의 응시자들이 결시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53,000명 정도는 실제로 시험에 응시해서 답안을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인원이 정확한 응시 인원이 아니라면 고려대학교는 정확한 응시 인원을 밝혀야 한다.) 일단 53,000명이 시험에 응시했다는 가정 하에 다음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은 3개의 논제에 대하여 대략 2,000자 이상의 글을 써야 했다. 이런 응시생들의 답안은 세 명의 교수가 각각 채점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학생의 점수를 매기게 된다. 그렇다면 53,000명 × 3번 = 159,000 개의 답안지를 채점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1명의 답안지를 채점할 때 최소 30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가 학생이 쓴 1200자 논술문을 정확히 첨삭하기 위해서 최소 20분이 걸린다. 그런데 고려대학교 논술문제의 경우(인문계) 2,200자 이상의 글을 써야 한다. 2,000자 이상의 논술문을 채점하기 위해서 사실 30분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이런 논술문이 고려대학교 입학을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채점해야 한다. 그렇다면 1학생의 답안지를 채점하기 위해서 최소한 40분 이상이 소요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채점하시는 교수님들이니까 채점하는 시간이 최소한 30분이라고 가정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지원학생들의 글을 다 읽기 위해서는 적어도 4,770,00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79,500시간이 필요하다. 한 교수가 하루에 8시간 동안 채점한다면, 학생들의 답안을 다 채점하기 위해 7,950명의 교수가 필요하다. 학교 수업을 전폐하고 자신의 고유한 업무도 포기한 채 오직 채점에 매달려야 한다.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정상적인 판단을 하면 무척이나 힘들다. 그래서 일반전형에 대한 채점에 의심이 간다.
그러면 고려대학교는 어떻게 학생들을 뽑았을까? 가능한 채점 방법은 다음과 같다. 채점을 포기하고 있다가, 수험생들의 등급을 평가원에서 받은 다음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 1, 1, 1 등급을 맞은 학생들의 답지만을 채점했을 가능성이다. 즉 우선선발 규정을 악용하여 논술 답안을 채점했다는 말이다. 이렇게 채점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이유는 고려대학교 수시 2학기 일반전형에서 합격한 학생들이 대부분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1, 1, 1 등급자들이기 때문이다. 두 개 영역에서 1등급을 맞은 학생들이 합격한 경우는 희박하다.(사실 그런 경우를 학교 현장에서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 학생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가 없지만, 합격했다고 보고한 학생들은 세 영역 모두 1등급을 맞은 학생들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증은 없지만 이런 심증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다른 채점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위에서 생각해 본 것처럼, 만약 응시생이 쓴 시험지가 채점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고려대학교는 채점하지 않은 학생들의 전형료와 차비, 식사비 등을 환불해주어야 한다. 채점도 하지 않으면서 전형료를 받아서 썼다면, 그것은 명백히 불법행위이다. 수험생들은 분명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돈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 만약 이런 판단이 단순한 의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고려대학교는 학생들의 답안을 다 채점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채점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채점이 아니라, 공정한 과정을 통해서 공정한 점수를 산정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전형료 및 차비, 식사를 환불해주어야 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나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고려대학교는 정말로 공정하게 학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다.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