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롤 지명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권력은 또 다른 권력을 두려워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차기 총리로 내정했다. 그동안 물 밑에서 드러나던 차기 후보군 중 가장 의외이며 실험적인 인사를 총리로 발탁 한 것이다.

최근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명박 대통령이 근래 부쩍 될 사람을 키워줘야 한다.”는 말을 부쩍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 했다.

이밖에 ‘정운찬 카드’의 복합 노림수는 최근 중도 서민 지향으로 유턴 중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완성 시킨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정운찬이라는 이미지를 선택했다는 점과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충청권 표심에 구애를 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차기 권력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극단적 처방임을 숨기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더구나 박근혜라는 분명한 차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항할 이명박계의 차기 주자가 뚜렷하게 없다는 점에서 남은 3년이라는 집권 기간 중 레임덕 현상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올 수밖에 없고, 이를 의식한 고육지책이 ‘정운찬 총리 카드’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왜 정운찬인가?

정치의 최대 가치는 당연 권력 창출이다. 따라서 살아 있는 권력이든, 권력 쟁취를 준비하는 제 정치집단이든 그들 집단이 선택하고 행해지는 모든 정치적 수단들은 이에 맞춰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이명박 정권이 금번 ‘정운찬 카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과연 국민적 여론과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아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의 바램대로 과연 ‘정운찬 총리’가 충청권을 대표하면서 더 나아가 국민적 통합을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여 실현 시킬 수 있는 확고한 국가관을 가진 인사이며, 높은 학문을 바탕으로 양심과 정의에 의해 시대를 말하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인지 분명히 짚어 보고 싶다.

정운찬은 철새 정치인, 자신의 입지만을 생각하는 기회주의자일 뿐           

지난 대선을 앞둔 2007년 4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수신문 15주년 기념식’에서 정운찬은  “동굴같은 어두운 정치현실, 지성인이 나서야 할 때” 라며, 현실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대선에 출마할 의지를 분명히 밝히며, 기존 정당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물론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까지 그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영입을 위한 물밑 접촉까지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각 정당이 그의 영입을 추진했는지 정운찬이 먼저 입질을 했는지 여부를 떠나, 결국 그는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대선 출마까지 접은 바 있다. 한 마디로 그의 정치적 계산이 부정적으로 판단되었기에 불출마 했을 것으로 판단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그의 이 같은 행보는 “동굴같은 어두운 정치현실, 지성인이 나서야 할 때”라는 그의 정치 참여 당위성과도 상치되는 매우 기회주의적인 처신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정치적 철학이 확고하고 동굴 같은 어두운 정치 현실을 타파할 신념이 확고했다면, 그는 기존 정당의 영입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선에 출마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정운찬은 3일 총리 인선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의 접촉에서 “당시 대선 출마를 생각해 보았지만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말로 그의 정치적 가치가 새로운 정치 실현이 아니라, 기존 동굴 같은 어두운 정치 현실에 묻어가는 안주를 택했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

정운찬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비지성인

정운찬은 서울대 총장 시절과 그 이후 정치 참여를 선언한 이후에도 줄 곧 ‘지성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를 좋아 했다. 지성인(知性人)이란 직역하면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그에 걸 맞는 인성을 갖춘 사람을 지성인이라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지식을 갖추고 배움이 있다고 해서 지성인이 아니라 당당함과 의연한 성품까지 겸비해야 지성인이라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 경제학을 전공한 사회과학도이며 서울대교수와 총장을 역임한, 적어도 이 땅에서 ‘지성인’이란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함을 가지고 있었다. 황우석박사 사태가 일어나기 전만 해도 말이다. 그러나 정운찬이란 이름 앞에 국민들이 그에 대해 지성인의 칭호를 부를 수 있는지, 또한 그 스스로 지성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그동안 그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 문제 다루던 정운찬, 결코 지성인이라 할 수 없다.

황우석 박사 사건을 논할 때 대두되는 정운찬의 당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는 두고 두고 곱씹어 진다. 황우석 박사를 향한 음해세력과 그 배후가 안개처럼 가려 있을 때, 그러나 황우석박사의 진실을 규명하기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눈물겨운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정운찬’ 이름 석 자가 주는 느낌은 당시 그의 반이성적, 반지성적 행위에 황망함과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정운찬은 경제학을 전공한 인문학교수 출신 총장으로, 당시 자연 계열 내 의대와 수의대 간의 갈등에서 한결 자유로울 수 있었다. 따라서 학자가 논문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말하고 역구 역량을 드러낼 때, 그 논문의 진위는 해당 학자가 연구 재연을 하고, 결과물에 대한 실험 검증을 객관적으로 함으로써 진실 게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음에도, 왠지 정운찬은 황우석 박사 사건을 객관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다른 한 편의 비토 세력의 손을 들어 준 점은 분명히 짚어 볼 대목이다.

더구나 당시 서울대 내부의 관련 당사자들이 사건의 실체와 관련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일 때, 중립을 지키던 생명공학 전공 교수들 일각에서 서울대조사위원회 조사 활동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정운찬에게 투명한 재조사를 건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를 일축하고, 사법적 판단 전임에도 파면 징계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점은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당시 그러한 결정이 합당했으며, 정운찬 자신에게 특별한 의도는 없었는지 명확히 검증해야 할 부분임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황우석 사태’에 있어서 당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일부 이해관계 집단의 압력이 있다 하더라도, 학자로서 의기와 강직함이 있었다면 과학은 실험을 통한 과학적 사실로 규명하고 검증한다는 명제 아래, 6개월의 시한만 주면 ‘줄기세포 기술’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황우석박사의 절규를 외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운찬의 최대 죄악은 황 박사의 도의적 책임을 넘어 과도한 매도와 죽이기에 손을 들어 준 점과 이는 당시 피츠버그대가 새튼 교수를 조사할 때의 예와 비교하여도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서울대를 투명하게 성공적으로 잘 이끈 정운찬이라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운찬은 황우석 박사 사건에서 이미 객관성과 중립성을 철저히 잃어버린 비지성적 해결 방식을 택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서울대조사위를 구성하면서도 서울대 자체 규정에도 없는 조사위를 불법으로 조직했으며, 조사 권한을 남용하도록 묵인하거나 오히려 부추긴 사실은 분명히 재검증 받아야 할 대목이다. 이는 당시 서울대조사위가 부당한 조사 결과에 의거 총장인 정운찬에게 ‘파면 징계’를 요구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국가공무원인 서울대 교수가 사법적 판단과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전에 파면 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관례는 없다. 그러나 정운찬 전 총장은 스프린터 선수가 100m 달리기를 하듯 속사포처럼 황우석 죽이기에 올인 했다. 서울대의 위기라는 명제아래 마치 황우석박사의 오류를 들추어내는 길만이 서울대가 살 길인 것처럼 서울대 의료 카르텔 집단의 요구에 부화뇌동 했으며, 오히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황우석 박사 사건은 법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첨예하게 유무죄를 주장하는 등 재판부가 양 측의 주장과 증거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 결과가 만일 황우석 박사에게 무죄가 내려진다면, 당시 정운찬의 성급한 파면 징계 결정과 객관적 검증 실험을 통한 사건 해결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방법을 외면한 그의 결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갈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총리 인선’은 매우 우려스럽다 할 것이다.

이처럼 대학 총장으로서 부끄러운 리더쉽을 보여준 정운찬이 국가를 위한 국정 리더쉽을 발휘할 제상에 올린다는 것은 여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더구나 불과 두 달 남짓 후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에는 현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매우 걱정스럽다.

정운찬은 공익 보다 사감을 앞세운 두 얼굴의 개인 주의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운찬 전 총장은 개인적 욕심과 감정이 앞서, 공사가 뒤바뀌는 성향을 보였다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대한민국의 총리는 능력 이상의 버거운 직분으로 보인다. 편협성과 보편성을 잃어버린 정운찬씨의 인성과 능력으로는 총리 직분이 무리로 보이며, 집권 중반기를 향하는 이명박 정부로서도 감당키 힘든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정운찬이 총장 시절 다룬 사건 중 황우석 박사 사건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건이 있었으니, 유명한 ‘서울대 우 조교 성 희롱 사건’이다.           

2002년 10월 24일 자 한겨레신문은 “재계약탈락 우 조교 앙심에서 비롯‥억울한 사람 매장” 제하 기사에서 당시 정 총장이 “여성운동 신중하지 못했다” 며 성희롱 가해자인 신 모교수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겨레신문에 의하면,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여성부 한명숙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이 재계약에서 탈락된 우 조교의 앙심에서 비롯돼 억울한 사람을 매장한 사건이었으며 당시 우 조교를 지원한 여성운동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요지로 발언, 파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정 총장은 한 장관이 우 조교 사건과 연관 지어 학내 성희롱 문제를 언급하자 곧바로 "(신모 교수가) 사회적으로 매장된 것은 문제가 있다. 소장을 보면 40개 항목 중 20개가 터무니없는 소리이다. 그러나 판결이 나버리고 나니 그만이다"며 "사실 여성운동이 신중해야 한다"고 우 조교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어 정 총장은 "어떤 일은 운동 차원에서 해결돼야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아주 죽을 맛이고 매장당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면서, "신 교수 본인은 (성희롱을) 안했다고 한다"면서 "그 사건은 과장된 일로 신 교수는 억울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서울대 신 모교수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성희롱이 범죄임을 인식시키며, 국내 최초로 제기된 직장내 성희롱 소송으로 6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지난 1999년 6월 서울고법이 신모교수가 원고인 우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우씨의 승리로 일단락됐던 사건이었다.

당시 우 조교사건에 정운찬총장이 취한 입장이 주목 받는 것은 정 총장이 우 조교가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인 신 모교수와의 친분을 거론하면서 사건이 '과장'되었고, 신 교수가 가해자로 억울하게 몰렸다는 사견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정 전 총장의 말은 면담 현장에 <연합뉴스>와 주간지인 <우먼타임스>의 기자 1명씩 배석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이 같은 정운찬의 궤변은 이후 그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사건이 있다. 한겨레신문 2003년 10월 10일 자 ‘김민수 교수 시선을 외면하는 정운찬’ 제하의 기사에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간호사들을 폭행, 성희롱해 병원 보직 해임과 교수·의사 겸직 해제, 2개월 감봉조처 등의 징계를 받은 이아무개(54)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병원 겸직을 허가하겠다고 9일 밝혔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국가인권위로부터 ‘특별인권교육’ 권고까지 받은 인물이었다.

이에대해 정 총장은 “날마다 이 교수를 찾는 전화를 걸어오는 환자들의 진료 받을 권리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벌써 8개월이나 지난 일인데다 임상교수가 환자를 보지 않으면 교수로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동정론도 폈다. 지난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가 병원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지 불과 석 달 만이다.

정 총장이 이런 말을 한 날 총장 집무실 밖에서는 김민수 전 서울대 미대 교수가 열흘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었다. 지난 1998년 재임용 심사에서 ‘연구실적 미달’을 이유로 탈락한 김 전 교수는 “미대 원로 교수들의 친일행적 거론에 따른 보복”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5년째 무 학점 강의 등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정운찬 전 총장은 명백한 성 폭력 및 간호사 성희롱 사건의 교수는 무리한 변명까지 동원 복직 시키면서, 서울대 내 미대 원로들의 친일행적을 거론한 김민수 교수는 끝내 외면해 버린 것이다. 결국 국가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지성인’의 양심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성 추행과 성폭력을 한 두 교수에게는 무리수를 두어가며 복직 시키면서, 우리사회 양심을 고발한 교수에게는 끝까지 외면하는 이중성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과연 그가 ‘지성인’을 논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당시 서울대 내 김민수 교수의 재임용을 바라는 교수 일동에 참여한 정운찬 전 총장은 김 전 교수 사안에 대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바깥에서 논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을 아끼며 “(나한테 이러지 말고) 차라리 미대 교수들이나 대법원에 가서 로비를 하라”고 ‘충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운찬 관련 이 같은 사실이 보도를 통해 나가자 한 네티즌은 ‘가해자를 걱정해 주는 친절한 전 정운찬 총장’ 이라는 제목에서, “명문대의 총장직을 맡았던 사람이, 대선 후보 추천을 받았던 사람이 맞나는가” 라고 묻고, “지인으로서, 아니 개인적으로 신 교수가 무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 그러나 “가해자의 사회적 권위 추락과 그 가족이 당하는 고통이 보기 안쓰러웠다는 전 총장의 발언은 ('가해자'라는 용어에서)유죄는 인정하면서 형벌이 쓰다. 이런 말로 이해해야 되는가?” 묻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 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법부 판단에 따른 우 교수 사건과 황우석 박사 사건, 정운찬의 입장은? 

정운찬이 우 조교 사건과 관련 법원의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신 모 교수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친분까지 들며 소장 내용까지 조목조목 짚어 가는 대목에서, 그가 황우석 박사 사건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흥미로워진다.

물론 아직 황우석 박사 사건은 1심 판결 전이다. 그러나 이미 ‘황우석 사건’에서 검찰이 제기한 소장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조차 냉소적 반응을 보인지 오래다. 이미 황우석 박사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검찰의 공소 사실 전체를 무죄로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철민 변호사는 “검찰 스스로 자기 부정을 한 부당한 기소였다.”면서, “기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검찰을 성토한 바 있다. 따라서 정운찬이 향후 법원 결정에 따라서는 그 전 우 조교 사건과 같이 소장에 나오는 40개 중 20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변론을 하던 그이고 보면, 황우석 박사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소장 중 이미 결정적으로 사실관계가 틀리게 법정 증언이 나온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우 흥미롭다는 것이다. 그것은 당초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황우석 과학’의 실체를 입증해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NT-1의 정체를 우선 들 수 있다. 따라서 총리 인준 이후라도 법원 판결에 의해 드러날 사실 앞에 그 궤변이 어디로 흐를지 벌써 그 끝이 궁금해진다.

정운찬이 충청권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

지성인은 자신의 학문적 경지와 맞물려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하고, 판단이 용기 있게 행동으로 옮겨 질 수 있어야 존경 받을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치거나 사감에 의해 공익이 좌우되는 결정을 내리는 지성인이라면 국민은 인정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운찬을 총리로 인준한 이유 중 하나가 충청권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적임자라고 평가 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권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기 앞서 지역 내 여론조사나 해봤는지 모르겠다. 이미 충청권은 정치적으로도 자유선진당이라는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정치 실체가 있다. 따라서 충남 지사를 세 번이나 역임한 심대평 의원이나 지역 내 대표 정치인에 비해 그러한 우월적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충청권은 세종특별시가 당초 구상대로 건설 되는지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전임 정권이 구상한 세종특별시는 재검토 되는 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미 한 연구소는 향후 세종시는 당초 구상한 인구 중 10%도 유입시키기 힘들다는 부정적 조사 결과를 내 놓기도 했다. 현 정권 들어 세종시에 대한 구상 자체가 뿌리채 흔들리면서 낳은 결과다.

그런데 충청권의 최대 과제이면서 가장 예민한 문제인 세종시 문제가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 했다는 충청권 대표 주자 정운찬에 의해 다시 뿌리채 뽑히는 형국이다. 과연 지역 민심이 정운찬 총리론에 힘을 실어 줄지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민통합 고려 요소는 더욱 가소롭다. 적어도 정운찬이 보여주는 외적 경력과 이미지와는 달리,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개인적 사감과 아집, 해바라기성 갈지자 행보가 그대로 노출된다면 국민은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지 차라리 냉소적이란 생각이다. 어찌되었든 그에게는 불과 두 달 남짓 남은 황우석 박사 사건 재판 결과는 가장 큰 부메랑으로 다가오기에 우려 서럽다. 국민 80% 이상이라는 절대 다수가 황우석 박사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상황이기에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라서 더욱 그렇다.

국민을 기만하고,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그늘이 많은 정운찬 총리 인선은 제고되어야한다. 굳이 총리 인준을 강행한다면 국회는 철저한 청문 절차를 통해 과연 그가 국가 대사를 논하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보편타당성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심각히 증명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정운찬 총리 인선은 인사권자가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국민 기만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국민의소리=강구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