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됐다. 살아있는 동물을 학대하거나 살해하면 벌금 500만이었다. 얼마전 또 다시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었다. 벌금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랐다. 최고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동물보호법 개정 후, 실제 동물학대법에 적용된 경우는 한 두건에도 불과하다.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들은 말한다. “개를 먹는 나라에서 개 때리는 게 무슨 학댑니까?" 검찰 및 사법부의 안일한 판결도 문제다. 동물보호법 개정만 됐지 현실적 실행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런데 또 다시 동물보호법이 개정됐다. 이번에 동물학대법이 개정된 숨은 공로자는 황구라는 누렁이 한마리였다. 대낮에 한 남자가 몽둥이로 황구를 때려 눈과 몸이 짓이겨진 채 황구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 사건이 며칠간 인터넷을 달구었다. 세계적 소프라노 가수 조수미씨도 눈물을 흘리며 해당 경찰서장에게 팩스를 보내 황구 학대범을 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여론이 이렇게 되자 정부에서는 황급히 동물학대 개정안을 국회에 통과시켰다.
개고기 먹는 풍습은 중국에서 건너왔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세계여론에 홍보조작을 했다. “조선인은 개를 먹는 야만족이라 문명국 일본이 교육하고 이끌어야 한다” 고 선전하였다. 일본은 개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런 선전의 빌미를 준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개고기 먹는 나라 대통령은 입국할 수 없다며 영국 시민들이 항의했다. 88년 한국올림픽 당시, 개고기 먹는 한국이라는 세계여론을 의식한 정부가 반려견과 식용견이라는 사기적 대안을 황급히 마련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상황은 동일했다. 한국 개고기에 대해 세계 여론이 한국정부에 압박을 가해왔다. 김홍신 전 국회의원, 영화배우 문성근씨, 작가 홍세화, 시인 김지하씨 등이 “개고기 먹든 말든 간섭말라”며 나섰다. 개고기가 한국의 민족음식이라는 것이었다.
얼마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의장 밖에서 프랑스인들이 피켓을 들고 개고기 먹는 한국에 대해 비난했다. 외국 선수들이 평창 시내에 나가 개고기 먹는 모습을 보고 그 정신적 충격으로 어떻게 경기에 임하겠냐는 것이었다. 한국 개고기가 늘 국제적 행사에 국가위상을 손실하는 빌미를 주고 있다. 2018년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또 한번 한국의 개고기문화가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대만은 한국과 더불어 개고기를 먹고 개를 도살할 수 있었던 나라였다. 길거리에 유기견들의 오물로 뒤덮히자 대만 정부는 “무조건 죽이기”라는 해결방안을 강구, 고량을 파서 개들을 생매장하는 등 갖은 잔인한 방법들을 동원했다. 이웃 선진국들은 동물들에 대한 “생명평화 고착”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를 의식한 대만의 국회의원들이 선진국 수준의 동물보호법을 위해 뒤늦게 앞장섰다. 그들의 노력으로 2002년 초, 대만에서 개고기 금지법안이 통과됐다. 누군가가 말했다. “대만이 민족적 자존심도 없고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없어 개고기 금지령을 국회에서 통과시켰겠어요?”
우리가 개를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선진국들이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자기 개뿐만이 아닌 모든 개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고 국내에도 개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식용 퇴출은 어떠한 논리나 생명사랑에 앞서 그러한 이웃과 이웃나라에 대한 우리사회의 성숙한 배려이다. 수많은 세계전쟁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힘이 ‘인간의 폭력’을 멈추게 해왔다. 이제, 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을 막아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개고기를 먹으며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에 물건을 팔아 경제 13위 대국이 된 나라가 개고기 때문에 발목이 잡힐 수는 없다. 개고기를 자제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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