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관악산에 다녀왔다
나는 산을 좋아한다. 이유가 있다
산에 가면 많은 친구들이 맞아주기 때문이다
나무, 바위, 돌, 소나무, 잣나무, 잡초..
모두 나의 친구들이다
한 주일이라도 산에 안 가면 친구들이 보고 싶어 못 견딘다
그래서 또 가고 또 간다.
우리 친구들은 아무리 보아도 말이 없다
그냥 처다 보기만 한다
발로 돌을 차거나 손으로 나무를 꺾어도 말이 없다
친구들은 아무리 아파도 참는다
아무리 역겨워도 참는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도 참고
담배꽁초로 산불을 내도 참는다
남을 헐뜯고 모함하는 소리를 들어도 못 들은 척 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 친구들만큼 인자한 친구는 없다
참다 참다 불호령을 내릴 것 같은데도 친구들은 참는다
친구는 나의 거울이다.
친구를 보면 내 자신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나의 친구이며 스승이다
산에서 내려오면 나는 금방 속세에 파묻힌다
촛불시위로 허송세월 하는 사람
종교를 폭력에 이용하는 사람
서류를 빼돌리고 돈을 빼돌리는데 눈이 먼 사람
이런 사람들을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
어서 친구들을 만나야지
윤주경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부추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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