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모(45·경기성남시)씨는 최근 한 통신회사로부터 국제전화 요금 1만8000원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고 황당했다. 기억을 더듬어봤더니 3월 중순 대만에서 걸려온 국제전화 수신자부담요금(콜렉트 콜)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났다. 사업관계라고 해 전화를 받았으나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는 데도 전화를 질질 끌어 10여분이나 통화했다.
이처럼 비싼 통화료를 유발하는 국제전화 콜렉트 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회사 국제전화사업자 고객센터에는 이같은 피해 사례가 2월부터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이씨의 경우 그가 다니는 경기도 분당의 교회 사무실 전화 4대가 모두 필리핀에서 걸려 온 국제전화 콜렉트 콜을 받아 이달 6만여원의 국제전화 통화료를 내는 피해를 입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국제전화 콜렉트 콜 전화는 국제전화 통화료가 비싸고 치안이 좋지 않은 중국 필리핀 등에서 주로 송신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제전화 콜렉트 콜이 오면 받아야 할 전화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통신회사들은 해외 국제전화 사업자들에게 콜렉트 콜로 유발되는 통화료의 20% 정도를 수수료로 정산해주고 있어 이들과 결탁한 현지의 개인이나 사업자들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악의적으로 콜렉트 콜 통화를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전화 콜렉트 콜 요금은 분당 평균 1500원으로 일반 국제전화 평균 송신요금(분당 650원)보다 배 이상 비싸다.
통신회사들은 이런 피해가 접수될 경우 해당 국제 통화건에 대해서는 통화료를 환불해주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전화 콜렉트 콜의 경우 교환원이 수신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자동음성안내를 통해 안내할 때도 많아 무심코 응답 버튼을 누르게 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와 국제전화사업자들은 이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6월부터 국제통화 콜렉트 콜 자동음성안내 멘트를 할 때 분당 요금을 안내해 소비자 주의를 환기시키는 문구를 삽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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