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명의 도용
최종 사법처리 결과 주목 명의 도용을 방조한 혐의로 온라인게임업체 임원이 형사입건되는 첫 사례가 나왔다.
그러나 해당 업체측은 "경찰이 방조의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했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검찰 판단 및 사법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명의도용 사건의 방조 책임을 물어 엔씨소프트[036570]의 개인정보보호책임자인 김모(44) 부사장을 주민등록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게임 아이템 작업장 운영자 7명이 28만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리니지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수천∼수만명분 사용료가 똑같은 은행 계좌로부터 한꺼번에 입금되고 동일한 IP(인터넷 프로토콜)주소에서 대량 접속이 이뤄지는 등 명백한 명의도용 정황을 파악하고 심지어 경찰로부터 통보를 받고서도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입건 이유를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그러나 "그 동안 우리도 명의 도용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으며 무차별적으로 차단조치를 취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경찰이 방조의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명의도용 계정 28만개를 개설하고 아이템을 만들어 팔아 온 혐의로 최모(34)씨 등 '아이템 작업장' 운영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100여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제조한 뒤 불법으로 판매한 게임 아이템은 도합 142억원어치에 이른다.
작업장 운영자 중에는 H자동차 서비스센터 작업반장, 신용정보업체 KㆍS사 채권 추심원 등으로 일하면서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수만∼수십만건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게임 아이템 작업장을 차린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의 경우도 정보보호 의식이 허술해 담당자가 아니라도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해 두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발생한 리니지 명의도용 사례는 120만건에 이르며, 이 중 90만건은 중국 소재 작업장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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