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자기주장 일관…인식차만 확인 존 그레이켄 회장의 전격 입국에 이어진 19일 기자회견은 문제의 해결이 아닌 한국의 여론과 론스타측의 깊은 인식차만 확인시켜준 행사라는 평가를 참석자들로부터 받았다.
그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불법행위를 론스타 코리아 전 대표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에게 떠넘겼을 뿐, 자사나 자신의 직원들이 아무런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주장, 벌써 1개월째 진행중인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를 무색하게 했다.
심지어 한국을 동북아사업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공표해놓고 어떠한 재투자 움직임도 없는 가운데 2년여만에 외환은행을 재매각하려는 데 대해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있는 은행으로 재탄생하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이 동아시아 금융허브가 되는데 기여했다"는 궤변에 가까운 주장까지 폈다.
◆ 론스타도 알고보면 '공익적'(?) = 그레이켄은 이날 회견 모두발언에서 자사에 투자한 주체들이 대부분 기관투자가이며 이중 40%는 아시아, 중동, 캐나다 등 미국 이외지역 투자자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들 중 상당수가 대규모 연기금들로 회사원과 경찰, 소방관 등 공무원들이 수혜자이며 일부는 대학 및 자선기금도 포함돼있어 의료 등 사회를 위한 프로젝트에 돈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벌쳐펀드' 행위를 통해 수많은 일반인은 물론, 사회의 공익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조세회피지역 등을 이용, 한국에서 막대한 차익을 거둔 뒤 기본적 조세조차 회피려하려 한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그는 "1998년 이후 한국에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한국에 1천650억 이상의 세금을 냈다"고 강조하며 론스타의 한국내 투자활동에 대한 인식의 상당부분이 '오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또 1천억원의 사회공헌기금 제공의사가 "'먹튀'비난을 희석화하려는 의도"라며 비난받았던 데 대해서도 "성공의 일부는 한국의 경제회복 때문이었고 이는 한국 국민의 노고, 한국정부의 앞을 내다보는 정책 덕분이었기 때문에 일부를 한국 국민에 드리는 것"이라는 '립서비스'도 제공했다.
◆ 모든 불법은 스티븐 리···= 이날 회견에서 그레이켄은 론스타가 진출지역의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외환은행의 인수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도 없었음을 주장하며 직접적으로 한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힌 것은 스티븐 리의 불법행위뿐이었다.
그는 "지난해 내부감사 결과 스티븐 리가 회삿돈 수백만 달러를 횡령했다고 시인했다"면서 이를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에피소드'로 표현하며 소송과 형사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 지금까지 협조해왔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스티븐 리 외에 자사 직원중 불법행위에 연루된 사람은 전혀 없다고 주장, 마치 한국에서 론스타와 관련돼 일어난 모든 사건들이 스티븐 리 개인의 문제라는 식의 언급을 반복했다.
◆ 동아시아 금융허브에 기여했다(?) = 이날 론스타의 인식의 일단을 보여준 '극치'는 일문일답 과정에서 그레이켄이 당초 공언과 달리, 단기간내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도 "한국이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는 데 기여했다"고 밝힌 부분.
당초 외환은행에 3년 이상의 투자를 염두에 두면서 신용카드 문제를 해결해 수익을 내고 은행 건전성을 회복한 뒤 다른 은행에 재매각할 계획이었는 데 한국의 경제회복으로 은행의 경영개선이 기대보다 빠르게 이뤄져 이제 업계의 매수자에게 매각할 시점이 됐다는 게 그레이켄의 주장이다.
그는 국민은행에게 외환은행을 매각함으로써 재탄생할 은행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있는 은행이 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이 동아시아 금융허브가 되는 데 기여했다는 주장을 전개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을 떠날 계획이 없으며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겠다"는 구속력없는 약속만 내놓은 채 더 이상의 질문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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