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불심검문하던 단속 공무원들이 중국 선원들의 흉기에 또다시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나포작전을 벌이던 고 이청호 경사가 중국선원의 흉기에 찔려 숨진지 4개월여 만에 발생한 이번 사건을 두고 네티즌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책을 비판하면서 엄격한 단속법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2시20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50㎞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절옥어운호(227톤급)에서 격투가 벌어졌다. 단속에 나선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김정수 씨(44·항해사) 등 4명과 중국 선원들이 충돌한 것이다.

김 씨 등은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던 절옥어운호를 정선시킨 후 승선하려 했으나 중국 선원들은 이들을 향해 낫과 갈고리, 손도끼 등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손도끼에 머리를 맞아 5㎝ 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으며. 화정우(32·갑판원) 씨는 바다에 추락해 밤바다를 표류하다 감시단정에 의해 20여분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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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쪽으로 달아나던 절옥어운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목포해경 소속 3009함에 의해 오전 4시 45분께 홍도 북서쪽 76㎞ 해상에서 나포돼 목포로 압송됐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서해어업관리단 직원 4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도주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선장과 선원 등 9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상당한 단속요원들은 해경 헬기를 통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중국어선을 해적선으로 간주하고 엄격한 단속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아이디 ‘bongk***’은 “중국어선들이 남의 바다까지 와서 불법 어로행위에 불법어로도구로 바다를 씨말리게 하는 이런 행위, 게다가 단속에 불응 난동까지 부리는 이런 행태는 해적이나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leejaek***’은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 손도끼로 활개치는 모습 보니 문득 드는 생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아주 우습게 안다는 것”이라며 “일벌백계할 방법을 찾아야 함”이라고 했으며 아이디 ‘sug784***’은 “흉기를 휘두르지 못하게 해경이 공포탄 발사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해경 살해사건 이후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해 내놓은 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말 고 이청호 경사 사망사건 이후 불법조업 단속역량 강화 차원에서 단속함정 증척, 진압장비와 인력 확충 등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검복과 헬멧이 새로 지급됐을 뿐이다.

서해어업관리단의 경우 올해 직원 17명을 충원하기로 했지만 정부는 예산 부족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했다. 단속반원의 장비 역시 3단봉이나 가스충격기가 고작이다. 흉기를 막아주는 방검복도 단속 선박 1척당 4벌이 지급돼 일부 요원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중국 선원들의 흉기에 대응해야 된다.

국회가 지난해 말 중국어선 단속·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한 EEZ법 개정안도 18대 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이 개정안은 무허가 어업활동 선박에 대한 벌금을 최고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높이고, 불법 어획물과 어구 등을 반환하지 않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위터 아이디 ‘dlwns***’은 “중국불법어선 선원들의 도끼와 창에 우리의 해양경찰들이 다쳐가고 있습니다”라며 “그걸 막기 위해선 법이 제정돼야하는데 그걸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해머를 휘두르고 있습니다”라고 조롱했다.

아이디 ‘icuc***’은 “지난번 살인으로까지 치달았던 사태를 생각하면 당연히 장비 및 인원 확충이 일순위가 되야하는데, 이리저리 핑계대고 아직도 미적거린단다”라며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하나? 우선순위가 뭔지 모르나”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jaedp***’은 “정치권에서는 왜 꿀 먹은 벙어린가? 권력에나 관심 있고 국가의 안전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가”라고 질책했으며, 아이디 ‘wansoos***’은 “우리 일부 단속반원들은 방검복도 없이 구명조끼만 입고...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정치한다는 넘들 좀 보세요”라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