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의 트로이카를 어떻게 정치할 것인가?
정창인 재향군인회 안보연구위원 우리들의 감각은 정확하다. 야구 투수가 직구나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던지는 것은 고성능 전산기를 동원해 복잡한 계산을 끝냈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직감으로 던진다. 우리의 상식도 이와 같다.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은 검찰을 동원해 오랜 기간 정밀 수사를 하여야만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이건 아닌데…’ 하면 대개 비정상적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가 ‘이건 아닌데…’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한 일들이 김대중 정권 기간중에는 참으로 많았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는 임동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하였을 때도 그런 사람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하여 북한에 자발적으로 볼모를 잡히는 것은 기본원칙을 무시한 처사였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처음 햇볕정책을 내놓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은 옳지 않다고 말했었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보인 김대중의 행적에서 드러난 이념적 편향성이 햇볕정책에 반영되었다고 보았고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이 국가적 정책이 아니라 김대중 개인의 집념이라는 비난이 높았다.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나 서해교전 등 적대정책으로 일관하여도 김대중 정부가 계속해서 햇볕정책을 고집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이 뭔가 김정일에게 단단히 발목을 잡힌 것 같다고 수근 거렸다.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북한의 비협조적 태도에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다.
2000년 4월,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발표하였을 때, 우리는 ‘남북문제는 어느 한 개인이나 한 정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되는데…’ 하고 의아해 하였다. 그리고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일을 식견있는 지도자로 치켜 세울 때도 이것은 분명 어떤 복선이 깔려 있다고 느꼈다.
김대중 정부가 6.15공동선언을 통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형체불명의 통일방안을 북한과 합의하였을 때 이것은 자유민주체제로의 통일을 규정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였다.
그 후 한국의 장관들이나 대통령이 김정일의 눈치를 극심하게 살피고 김정일의 의향에 따라 장관이 경질되고 북한 선박이 영해를 침범하여도 ‘쏠까요, 말까요’ 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사람들은 김정일 섭정론을 내놓았다. 김대중이 김정일에게 발목이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고 수근댔다.
김대중이 현충일 기념식에서 6.25남침에 대한 사과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지도 않고 김정일의 답방을 간청하고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6.25남침을 ‘통일시도’라고 하여 역사 뒤집기를 시도하였을 때도 우리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다. 국군의 정통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김대중이 북한에서 50분간 사라졌을 때 우리는 상식적으로 뭔가 반역행위가 없다면 ‘대통령이 그렇게 사라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하고 생각하였다.
결정적으로 김대중의 대북정책에 의구심을 갖게 한 것은 그의 대북 현금 제공 정책이었다.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되었을 때 그 이유가 대북 송금이 하루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였을 때도 이것은 단순히 북한에 달러화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리는 생각하였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관광객이 벌금조차 달러화로 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강산 관광이 적자를 면치 못하자 국민의 세금으로 보조금까지 주면서 금강산 관광을 추진할 때 우리는 ‘기본이 무너져도 너무 무너졌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북한에 달러화를 제공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는 모든 상식을 뒤집었다. KBS교향악단이 평양에서 공연하기 위해 수 백만 달러를 북한에 제공하였고 북한의 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할 때는 그들이 돈을 받아 갔다. 각 대학의 연구소가 자매결연을 맺어도 거액의 현금을 제공하여야 하였고 심지어 대중가수까지 평양 공연을 위해 수십억원를 김정일에게 갖다 바쳐야 하였다.
우리를 궁금하게 한 것 중의 하나가 왜 하필 달러화를 제공하여야 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은 한국에서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으니 북한에 한국 화폐로 지원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달러화여야 하는가? 세계 무기 시장에서 무기를 구입하려면 달러화라야 한다. 아닌게 아니라 북한은 얼마 후 카자흐스탄에서 미그기를 비밀리에 사들였다는 외신보도로 우리는 상식이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고영구 국정원장은 증언을 통해 김대중 정부가 처음부터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 동안 우리가 의심하던 것들, 상식에 어긋난다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북한의 핵개발을 돕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해서 북한에 달러화를 제공한 정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러면서 북한에 불법으로 송금한 것을 포함해서 합법 비합법적으로 송금한 모든 현금과 물자를 단순히 통일비용이니 평화비용이니 하면서 우리를 속인 김대중 정권의 전죄를 어떻게 처리해야 옳을 것인가?
이러한 명백한 이적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김대중, 임동원, 그리고 박지원의 세 사람이다. 반역의 트로이카, 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징치하여야 하는가?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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