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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루 주사약 파문

　
입원 환자들에게 주사하는 조제주사약에서 여전히 유리가루가 발견되고 있어 국민건강에 큰 위해를 끼치고 있다. 환자들에게 항생제 등 주사약을 사용할 때 대부분 병동으로 주사약이 전달되면 간호사들이 환자에 맞는 용량을 주사기에 담아 주사하게 된다. 현재 병원에서 쓰이는 주사약 중 상당수는 유리막대처럼 생긴 주사약 앰플 형태로 생산된다. 이 유리 앰플을 자를 때 미세한 유리가루가 발생해 약물과 뒤섞이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관계자는 "유리로 돼 있는 주사제 앰플을 자를 때 유리조각이 발생하고, 이것을 주사기에 다시 담는 과정에서 유리가루가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리 앰플을 잘라 주사기에 담은 약물을 수차례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에서 유리가루가 발견됐다. 주사바늘이 굵을수록 입자가 크고 많은 숫자의 유리가루가 확인됐다. 더욱이 아주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사용한 경우에도 유리가루가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주사약과 함께 체내에 들어간 유리가루는 몸속을 떠돌다가 환자의 폐혈관 등에 걸려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장기 입원환자나 노약자들은 특히 위험하다.
　
이러한 문제점은 필터가 달린 주사바늘을 쓰거나 유리로 된 주사제 앰플을 고무마개가 달린 약병(바이알 제제)으로 바꾸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비교적 손쉽게 유리가루를 예방할 수 있는 필터형 주사바늘의 경우도 상당수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바이알 제제는 유리 앰플보다 생산비가 10배나 비싸 현재의 약가구조 아래에서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 제약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일반인들이 약국에서 사먹는 유리막대에 담긴 앰플형 영양제 등도 앰플 꼭지를 잘못 따면 유리가루가 발생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박효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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