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천안 북일여고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지난 10월 18일, 저는 난생 처음으로 더러운 것을 봤습니다.
더러운 구데기가 아니라 더러운 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천안시 오룡 경기장에서 열린 공명선거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이 행사는 천안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천안시 홈페
이지를 찾을 수 없어서 이곳에 올리게 된 점 양해드립니다.
천안 시가를 도는 느림보 마라톤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주체가 되어 시민들에게 공명선거를 외치면서 '내가
사회에 조금이나마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예상시간의 반도 안되서 느림보 마라톤을 마치고 나서 있었던
경품 퀴즈 때문입니다. 이날의 사회자는 뽀빠이로 유명한
이상룡씨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사람들이 아직도 주춤주춤 서있자 "앉으세요.
앉으세요" 하더니 "앉아"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모인 분들의 반정도가 노인분들이셨기 때문에 저는 놀랐지만 '
그럴수도 있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상룡씨가 낸 퀴즈는 저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까치의 성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
답은 조씨였습니다. 이유는 <조까치>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내가 잘못 들은 것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문제를 맞춘
입장중 남학생에게 "너 참 좆같은 문제를 맞췄구나"라고 말하는
사회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숩니다.
그의 저질퀴즈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들이 문제를 맞추는 것이 보기 좋다"며 아주머니들께서
앉아 계신 곳에 문제를 냈습니다. 그러다 그 문제에 아주머니
들께서 답을 하지 못하자 "왜 그렇게 오래 사니" 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문제도 못 맞추면서 왜 사냐'는 어감이었기
때문에 심히 불쾌했습니다.
다음 질문은 "남자가 옷을 벗은 채로 돗자리를 들고 옥상에
올라간 이유"
답은 "고추 말리러" 였습니다.
"여자가 옷을 벗고 옥상에 올라간 이유"도 물었습니다.
주위에서는 "조개를 말린다"느니하는 저질적인 반응이 튀어
나왔고 이럴 때마다 사회자는 대답자에게 짓궂은 농을 던지거나
면박을 주었습니다.
답은 "고추 담으러"였죠.
그 후로도 직설적이고 인신공격성 발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몸이 통통한 여학생에게 "어느 학교 갈 거냐"고 물어보다가
"학교보다는 몸을 빼라"고 말하고 나중엔 "헬스클럽에 다니라"
고 말했습니다.
다른 여학생이 춤을 추자 "얌전하더니 요게 발랑 뒤집어 졌네"
남학생에겐 "그래 가지고 (학교)등수가 있냐, 이 자식아"
"요즘 신문을 보면 어떠냐. 그게 잘못 뽑아서 그렇다,
마음이 답답하다. 그러니까 이제는 잘 뽑아야 한다."
그도 정치적 소견이 있음은 인정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말을 꼭 해야합니까?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러니 선거관리가 어떨까? 더러운 선거관리
위원회의 미친짓에 더 이상 앉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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