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족보들의 허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대부분의 문중에서 족보를 좀 볼 줄 아는 사람들 간에는 상식화 되어 있는 현상일 것입니다.
구한말까지 각 문중들은 종손과 원로들에 의해 조상의 산소, 유적관리 및 문중 대소사를 결정하는 형태로 유지되어 오면서 타성바지 들이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었습니다.(물론 17세기 후반기부터 재물을 주고 양반의 족보에 들어온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이런 가문들은 대개 별보나 별파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일제 이후 모두 본보에 편입시켰음)
1900년 초기에 일제가 호적법을 시행하면서 그때까지 성씨가 불투명하거나 상민 계통의 가승보를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명문가의 족보에 끼어드는 일이 부지기수로 많아졌고 양반 계급이 몰락하면서 많은 문중의 종손이나 원로들이 족보나 종친회에 신경 쓸 여지가 없이 생활고로 방황하는 사이에, 돈과 권력을 이용해서 남의 족보에 끼어든 사람들에 의해 종친회와 족보가 장악 되면서 오늘에 이른 문중들이 예상외로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본인도 젊어서는 선대 어른들의 말씀을 무심코 지나쳤으나 나이가 들면서 족보를 들여다보니 지금 우리 족보에 등재된 사람의 70% 이상이 1900년대 이후에 새로 만든 족보에 갑자기 끼어든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일제의 만행에 대한 분노로 건강을 해칠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1900년 이전의 족보에는 별보, 별파가 세 개 밖에 없었음)
문제는 현재의 우리 종친회가 일제 때 끼어든 타성바지들에 의해 구성원의 90%이상이 장악되어있고, 우리 문중 뿐 만 아니라 소위 조선조 명문가의 진짜 후예들 대부분이 이런 사람들에 의해 종친회에서 소외되고, 심하게는 족보에서 탈락 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서기 1910년에 일제가 실시한 호구조사에서 총 가구(家口) 수 289만 4777호 가운데 양반이 5만4217호로 전체 인구의 겨우 1.9%에 불과하였습니다.(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2/이덕일·이희근/김영사)
이것이 오늘에 이르러 전 인구의 거의 100%가 양반의 후예로 둔갑되었으니 거리를 활보하는 저 사람들의 진짜 뿌리는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서 일제에 의해 짓밟힌 불쌍한 저들의 진짜 조상들을 찾아 주어야 할지 통탄스럽고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일제는 오매불망 양반되기를 꿈꾸던 불쌍한 우리 민초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민족의 뿌리를 철저하게 파괴시켰던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신(神) 앞에 동등하다는 인본주의 사상을 철저히 신봉하는 저 자신은 여기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양반, 상놈, 적자, 서자를 따져보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일제의 민족 말살 정책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우리 민족의 근본뿌리를 다시 찾아서 충효사상의 근간을 원상복귀 해 놓는 것만이 동방예의지국의 진면모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을 뿐입니다.
조상이 상민이나 서족출신임을 부끄러워할 때는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양반족보에 끼어든 상민, 서족 출신들이 그런 것을 지나치게 따지려드는 우스꽝스런 사례를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대부분의 명문가들은 16세기 경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족보를 만들어 왔고 1900년도 이전의 족보와 그 이후의 것을 비교해보면 오늘날 우리나라 족보와 종친회라는 것이 얼마나 가증스런 허상인가 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1900년도 이후에 남의 집 족보에 끼어든 것이 확실한 사람들의 후손들은 지금이라도 대오 각성하여 자신들의 진짜 조상을 욕되게 하고 남의 가문을 망치는 가증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뿌리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문들은 스스로의 본관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상민 가승보를 가졌던 사람들은 원래의 뿌리를 되찾아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역사를 바로세우고 가문을 바로세우고 사회의 부조리를 여기서 단절하여 후손들에게 떳떳한 조상이 되시는 길이라고 확신 합니다.
우리의 모든 족보들을 1900년 이전, 이후로 분리 조사하여 모든 국민들이 본래의 뿌리를 찾아가도록 함으로서 민족의 뿌리를 송두리째 뒤 흔들어놓은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여 우리민족 본연의 문화를 되찾는 일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 하며 이러한 본인의 의견에 찬성하시는 분들은 서로 뜻을 모아 이 중요한 민족적 과제를 우리 시대에 반드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구시대의 출신성분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 시작만 해 놓으면 뜻을 같이하는 우리의 후손들이 이 민족적 사업을 언젠가는 꼭 이루어 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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