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박원순 비리 > 서울에 움푹 패인 도로가 무려 3,626건

22일 오후 3시 27분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교대역 서래마을 방향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차의 한쪽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1000만 서울시민들이 다니는 도로가 최근 5년간 3626건이나 움푹 꺼져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이 노후 하수관이라 서울시가 긴급 정비에 나섰지만 2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노후하수관 정비를 위한 목적예비비를 올해 500억원 편성해 놓고도 8개월이 넘도록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도로가 함몰된 것은 총 3626건으로 전체 77%인 2806건이 노후된 하수도관 때문에 발생했다.

서울의 하수관로 총 1만581km 가운데 48%가 30년이 넘어 노후된 상태다. 통상적으로 하수관로가 오래돼 손상되면 관로에 흙과 모래가 유입되면서 지반의 지지력을 약화 시키고 도로함몰이 생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7일 오전 영등포동주민센터 인근 지하공동구에서 노후하수관 국회·정부 합동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2015.5.7/뉴스1

서울시는 30년 이상된 노후 하수관로 중 집중적으로 봐야하는 2720km를 조사키로 했다. 이중 절반 가량인 하수관로 1393km는 지난 4월까지 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 환경부의 20개 기준에 따라 정비해야 하는 하수관로가 총 길이 775km, 42만4348개소에 달했다. 나머지 하수관로까지 조사를 마치면 정비가 필요한 하수관로가 총 1514km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하수관 붕괴와 단절, 파손되는 등 심각한 하수관로를 우선 정비키로 했다. 오는 2019년까진 긴급보수가 필요한 하수관로 424km를 정비하고, 2020년 이후부터 일반적인 보수가 필요한 나머지를 정비할 계획이다.

문제는 하수관로 정비를 위한 재원이다. 해당 노후 하수관로를 모두 정비할 경우 드는 돈은 2조300억원(서울시 추산)에 달한다. 긴급보수에 필요한 비용만 5695억원에 달한다. 이중 서울시가 최대로 쏟아 부을 수 있는 예산이 2789억원이고, 나머지 2906억원은 정부의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혼자 노후 하수관을 모두 정비할 경우 예산을 최대치로 투입하더라도 약 32년이 걸린다"며 "국비 지원이 이뤄지면 2019년까지 계획해 놓은 긴급보수 시기를 수년 더 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노후 하수관로 정비계획 및 필요 예산./자료=서울시

하지만 정부의 국비 지원은 인색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하수도 관련 국비로 지원 받은 것은 노후하수관로를 조사하기 위한 비용 150억원 뿐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서울 노후하수관로 정비를 위한 목적예비비로 500억원을 편성했지만, 올해 8월이 지나도록 지급 받지 못했다.

이는 서울시가 2009년부터 하수관로 법정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6대 광역시는 환경부의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령'에 따라 하수관로를 신설하거나 교체할 경우 보조금 30%를, 보수하거나 보강할 경우 10%를 받는다. 하지만 서울시는 다른 광역시보다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수관로 사업은 특별회계에 속하기 때문에 재정자립도와는 무관하고 일반회계서 지급받는 예산도 없다"며 "안전은 예방이 중요한 만큼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