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선을 불과 7개월 남겨놓고 있다.

안철수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동행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진정한 의미의 동행은 이미 19대 총선 시험대에서 조종이 울렸으니

남은 건 이기적 대권욕망을 품고 있는 안철수와의 정치 공학적 동행뿐이다.

안철수는 대선 직전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신비주의 모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면에 나서면 사방에서 견제구가 십자포화처럼 쏟아질 것이고

그는 도저히 이를 막아낼 능력도 배포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대두한 현안 명제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놔야 하지만

그가 가진 중도 보수적 성향이나 정치적 경험 미숙으로 미루어 볼 때

경직되거나 버벅거릴 공산이 크다.

이것이 안철수의 치명적 아킬레스건이며 계속 신비주의 모드를 고수하는 이유다.

지금 그는 조용히 여야의 가장자리에 스펀지를 펴고 양분을 흡수하고 있다.

그의 참신한 이미지 효과로 여권보다는 야권의 양분이 대거 빨려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의 안철수는 민주진영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한 블랙홀이다.

된통 걸리면 민주진영은 빈 간판만 남긴 채 통째로 빨려들어 간다.

야권과의 연대는 자신이 당선권에서 멀어져야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니

진보진영은 제발 헛물 그만 켤 것을 권고한다.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 실패한다 해도 차기 주자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이번 이벤트로 이미 5배나 폭등해있으니

실패해도 대박을 내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가 장사꾼임을 잊지 말라.

다른 장사꾼과 다른 건 주판 옆에 C언어로 쓰인 난해한 도덕책이

한 권 놓여있다는 것뿐이다.

상상하기 싫은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가 하나 더 있다.

안철수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의 등 뒤에서 담배를 물고

서성거리던 사내들이 있었다.

안철수는 그들을 정신적 지주로 모시는 멘토라 하였다.

그중에 한나라당의 간교한 책사인 윤여준과 김종인이 있다.

이들은 지금 삐걱거리는 노구를 이끌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불길한 상상이지만 안철수가 이 모사꾼들에 의해 아주 오래전부터 설계된

트로이 목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진영은 그 대비책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 상상이라도 해 보았는가.

이미 안철수는 자신의 색을 거의 다 내보여 주었다.

그의 행보는 새누리당에 훨씬 가깝고 절체절명에 빠진 우리 민주주의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왜 아직 안철수 팬덤에 빠져 비몽사몽 허우적거리고 있는가.

쥐떼들에 이어 독재자의 딸이 청와대에 똬리를 틀고 요가하는 꼴을

5년이나 또 보고 싶은가.

상상만으로도 왕짜증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지금은 안철수에 대해 데프콘2 (fast pace)를 발령하고

민주진영만의 독자적 후보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닭 좇던 개가 되고 싶지 않거든

제발 꿈들 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