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법이 `석면불감` 부채질
“여기는 재개발지역 아닌데…” 면죄부 우려
고양 가구단지, 어이없는 초저가입찰로 `불법철거`
시행조합측, 시·구 단속없이 사업장 관리까지 총괄
고양시 가구단지 일대 도시개발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폐석면 불법처리가 문제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 소재 30만평 규모의 가구단지가 전면 철거되고 있는 가운데 불법적인 석
면철거로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공사가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도시개발사업이라
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석면 이외에도 온갖 불법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변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미국의 할렘가를 연
상케 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흉물스럽게 무너진 시멘트벽과 철골이 앙상한 건물, 산더미같이 쌓
여있는 온갖 쓰레기만 봐도 얼마나 마구잡이로 건물을 부쉈는지 가늠할 수 있다.
80년대에 마을이 조성된 만큼 사방을 둘러봐도 석면슬레이트로 만들어진 지붕이 대부분이며,
수북히 쌓인 건설폐기물 사이로 부서진 슬레이트가 쌓여 있는 등 버젓이 불법이 이뤄지고 있
다.
하지만 고양시 관계자는 공사현장에서 ‘왜, 어디서 석면이 문제되는지’ 되묻는 등 시행사, 공무
원 할 것 없이 석면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 허물어진 건물의 석면슬레이트 지붕 및 벽으로 둘러싸인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
은 집에서 1m 남짓 떨어진 바로 옆 건물을 가리키며 “언젠가 밤에 와서 저렇게(지붕까지 푹 무
너진 상황) 허문 것”이라고 말했다.
건너편 가구공장은 이미 초토화돼 있었으며 석면 슬레이트는 물론 석면·유리섬유가 함유된 것
으로 보이는 단열재가 뜯어져 곳곳으로 날리고 있었다.
이번 공사 철거를 총괄하는 D종합건설 김모 팀장은 “방치한 게 아니라 철거하는 것조차 주민들
의 방해로 진행되지 못 했다”며 제대로 처리할 것을 거듭 강조할 뿐이다.
◆적정가 10% 받고 석면처리, 불법 불가피
하지만 현재 가구단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발견됐다. 우선 시행
사가 석면처리와 관련해 지나치게 저가계약을 맺은 것.
석면처리도 S엔지니어링이라는 석면전문가들조차 처음 듣는다는 업체에서 수거부터 처리까지
총괄하고 있다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석면슬레이트들이 다른 건설폐기물과 섞여있는 등 추후 건
설폐기물로 처리될 여지를 남기고 있다.
현재 D·S·C 건설이 시행사로 있으며 산정량은 총 18만평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준으로 석면전
문가와 개략적으로 계산해 본 결과 석면제거 및 폐기물처리비용까지 합해 총 59억원이 산정돼
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시행사는 불과 6억원에 이 모든 절차를 무자격업체에 맡겨 공
사비 절감을 꾀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접한 한 예방의학과 석면전문가도 “공공연히 그런 저가계약이 발생되고 있지만
그 정도 규모에 6억원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며 “반드시 적법처리하도록 계도해야 한다”고 지적
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이미 석면불법 처리로 노동부로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받은 바 있으
며 몇 개월 후 공사가 재개되면서 또 다시 불법을 자행하는 등 무개념·무도덕의 전형이 되고 있
다.
공사관계자는 석면처리를 제대로 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이들이 발주한 S엔지니어링에서 불과
10% 수준의 처리비용을 받고 얼마나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
제 현장에 널부러진 슬레이트 잔해들만 봐도 폐석면이 얼마나 허술하게 방치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석면처리업체 선정 배경에 대해 김 팀장은 “이곳저곳에서 얘기를 듣고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
며 얼버무렸지만 지나치게 저가에 계약을 맺은 만큼 시행사측에서도 불법석면처리에 대한 예상
을 못 했을리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도시개발법, 석면이상 부실사업 부추겨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석면이 날리든 말든 사업장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아무도 관여하
지 않는 ‘도시개발법’에 있다.
고양시 도시정비과 관계자 역시 “별도의 단속은 없으며 사업자가 모든 사항을 관리한다”고 전했
다. 그 이유는 택지개발법에 의한 재개발이 아닌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이기 때문이
라는 것.
그에 따르면 재개발이나 주택법에 의한 재건축과 성격은 비슷하지만 근거법이 다르며 지정받
은 사업시행자가 행정청을 대신해 모든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사업시행시 감리를 하는 게 사업
을 보고받는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조합측에 모든 권한을 일임한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구마을 공사, 정확하게 ‘일원 식사구
역도시계획사업’에 대해서도 사업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어떤 일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책임도 담당자가 아닌 행위 당사자가 져야하는 법이 바로 도시계획법의 현실이자 석면불법이
자행될 수밖에 없는 근본이 되고 있음에도 모두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고양 식사구역 도시계획사업은 지난해 5월 10일 인가 후 현재 총 99만여평 규모, 주택용지
54% 이상의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환경일보 강재옥·김선애 기자 사진=최재승 기자>
석면제거 및 폐기물처리비용 계산 방법
★석면제거 비용 → 45억원(최소비용 30억)
산정량 총 18만평(m³)에서 석면제거 비용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단위를 m²로 환산
180000*3.3=594000 → 59만m²가 나옴.
석면만 100%가 아니므로 결과의 거의 절반인 30만m², 제거비용도 1~3만원까지 다양하므로 그
중간인 1만5000원으로 가정하면, 30만*15000=45억.
결국 45억원이 석면제거 비용으로 산정된다.
단 실행가와 견전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처리비용을 최소비용인 1만원으로 낮춰도 석면
제거비용만 30억원이다.
★폐기물 비용 → 14억원
1m³당 처리비용이 60만원. 석면슬레이트 두께를 보통 0.65cm로 보고 단위변화하면 0.0065m가
된다. 슬레이트 특성상 ‘골’ 부분으로 인해 발생되는 공극을 보통 20~30%로 책정한다. 중간인
25%로 책정해 계산하면 30만*0.0065*1.25= 2437.5 m³. 2437*600000= 146220000 대략 14억원
총 석면제거 및 폐기물 처리비용 59억원이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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