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에 노출될 수 있는 지하철 역사에서 상당기간 역무원으로 일하다 폐암으로 숨진 사람에게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3일 지하철 역무원으로 일하다 폐암으로 숨진 윤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씨가 비록 20년 넘게 하루 한갑 가까이 담배를 피워 폐암과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윤씨가 근무한 지하철역은 석면 방지대책이 세워지기 전에 준공된 역사로 상당 시간 석면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석면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석면은 한번 노출되면 그 후에 다시 노출되는 일이 없어도 장기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1985년 7월 서울메트로(구 서울지하철공사)에 입사해 지하철 역사 내의 매표소에서 주로 승차권을 판매하는 업무 등을 하다가 지난 2000년 폐암진단을 받고 3년뒤 숨졌다. 그러자 윤씨 유족들은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돼 폐암에 걸린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 측에 업무상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공단 측이 흡연 등 다른 발병 원인이 있었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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