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석면비리 > 부산주민 100만명 석면피해 노출 우려

[내일신문]
석면공장 주변 악성중피종 발생률 7.8배

부산시 두달만에 역학조사 없는 종합대책 발표

환경단체 “석면공장 5곳 더 있다” 주장

부산지역 석면공장 주변의 악성중피종 발생률이 다른 곳보다 7.8배나 높고 석면에 노출된 ‘고위험’ 부산시민이 최소 50만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문제가 불거진지 2개월만에 역학조사 등 핵심내용이 빠진 석면 대책을 발표해 시민안전에 둔감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석면공장 인근 주민 50만명 ‘고위험군’ = 지난 7월 부산대 의대 강동묵 교수팀은 부산지역 3곳 석면공장 주민들의 악성중피종 발생률이 다른 지역 주민보다 7.8배가 높고, 석면방적공장인 연산동 제일화학 주변 주민들은 11.6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3곳의 석면공장 주변 주민 14명이 악성중피종에 걸렸으며, 주변 2km 내의 주민 50여만 명이 석면에 노출된 ‘고위험군’이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

11명의 악성중피종 환자가 발생한 연산동 제일화학의 경우 주택가 밀집지역인데다 10m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 교직원 2000여명이 석면에 노출된 위험이 있어 건강피해에 대한 추적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악성중피종은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간 후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 20여년간 가동된 이들 석면공장으로 인한 피해자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산환경연합은 연구결과 드러난 3곳의 석면공장 이외에도 동화산업(사상구 덕포동), 성진화학(금정구 남산동), 한상석면(사하구 하단동) 등 5곳의 석면공장이 부산지역에서 가동됐거나 가동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파문은 커지고 있다.

환경연합은 8개 공장이 모두 가동되던 1985년 기준, 석면공장 반경 2㎞ 이내 주민의 60여만명이 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라고 밝혔다. 이사한 주민까지 포함하면 고위험군은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따라 환경단체는 부산시에 ‘석면피해대책 민관합동기구’ 구성과 석면공장 인근 주민들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 석면 피해자에 대한 치료지원과 보상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부산시 “환경단체가 불안감 조성” = 부산시는 29일 문제가 불거진지 2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석면종합관리대책을 발표했으나 이마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9월 1일부터 석면피해 신고센터 운영, 노동청 교육청 부산교통공사 등이 참여하는 유관기관 대책반 구성, 2008년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최첨단 석면분석장비 도입 등 대책을 내놨다.

이에 대해 서토덕 (사)환경과자치연구소 연구원은 “환경역학조사, 석면환경센터 설치, 민관합동기구 구성 등 핵심내용이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학교 등 민감시설에 대한 표본조사, 석면 건축물 철거대책 등 종합적인 행정지원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인데도 부산시는 중앙정부 대책만 따라가려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반면 시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100만명 석면 노출’ 등 지나치게 과장된 발표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내년 정부 종합대책에 따라 석면대책을 추진할 계획인데 환경단체가 지나치게 앞서 간다”는 반응을 보여 시민안전은 뒷전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 원종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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