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반시설본부 “책임감리에 맡겼다”
서울지방노동청 ‘석면해체’ 관리 감독 소홀
철거 시공 분리 발주 의혹 제기
황보건설(주) “공동발주 관련 자료 없다”
동대문운동장 철거 시공이 분리 발주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지방노동청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동대문운동장 건물의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대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대문운동장 야구장 철거 시공을 명한산업개발(주)에서 맡아 지난 4월 철거를 끝마쳤다. 야구장에 이어 축구장은 황보건설(주)가 축구장 철거 시공을 맡아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노동청은 동대문운동장 야구장과 축구장 건물의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대한 허가를 명한산업개발(주)에게 내줬다. 노동청에 제출된 석면해체·제거 작업계획서에는 시공업체로 명한산업개발(주)만 등록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달 황보건설(주)에서 축구장 건물의 석면해체·제거 작업을 실시했다.
취재결과 황보건설(주)의 폐기물 배출내역서에 동대문운동장에서 30톤이 넘는 폐석면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근거해 석면이 1% 포함된 설비 또는 건축물을 해체할 때는 노동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에 근거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서울지방노동청 담당자는 “동대문운동장의 경우 명한산업개발(주)와 황보건설(주)가 동시 발주를 받은 것 같다”며 “철거 시공이 분리 발주일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38조 및 67조에 근거해 관련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밝혔다.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대한 관리 감독에 대해 묻자 도시기반시설본부 담당자는 “행정업무로 바빠서 철거현장에 갈 수 없다”며 “5월 중 책임감리원에 맡겼다”라고 무책임한 대답만을 했다.
현재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명한산업개발(주)에게 총괄책임을 맡기고 황보건설(주)에게 공동발주를 내준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명한산업개발(주)와 황보건설(주)에게 야구장과 축구장의 철거 시공을 분리 발주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시행사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는 ‘공사발주계획’의 일부만을 공개할 뿐 발주관계가 명확한 자료는 제공하지 않았다.
시설본부가 보여 준 공사발주계획의 일부에는 ‘축구장내 입점한 풍물시장의 이전시기가 2008년 2월로 예정돼 야구장 철거와 동시착공이 곤란해 운동장별 공구분할은 어려운 실정이며, 향후 풍물시장 이전시 축구장 철거공사를 조속 마무리해야 하는 실정을 감안해 공구분할은 철거물량별로 분할시행 후 정산코자 함’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야구장과 축구장 공구 구분이 어려워 공동발주를 내주었다”며 “원칙은 석면해체·제거 작업계획서에 ‘명한산업개발(주) 외 1’으로 기재해야 한다. 시공사 측에서 왜 이렇게 일처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보건설(주) 현장소장은 "총액입찰시 설명회가 없었으며 금액을 쓰고 입찰을 받았다"며 "계약은 ‘나라장터’를 통해서 했기 때문에 공동발주에 관련한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이번 공사가 서울시의 관급공사라서 눈감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석면은 폐암, 악성 중피종, 석면폐증 등 모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학회(IARC)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소량만 흡입해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에서도 폐석면의 위험성을 뒤늦게 인식하고 석면해체ㆍ제거 작업 관리 감독에 대한 관련법 정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 노동부에서는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청 담당자는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은 3월에 사후검사를 실시했으며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필요한 설비, 작업환경, 처리 등에 문제가 없었다"고만 말했을 뿐 지난달 완료된 축구장 석면해체·제거 작업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김규홍 기자>
출처:환경일보
원본: http://www.hkbs.co.kr/newsread.asp?seq=080619001118
288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