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석면 관련 피해자 모임'이 2007년 12월 28일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열렸다.
ⓒ 윤성효 석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석면피해 심각하다.”
“긴급역학조사 실시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라.”
석면 피해자들이 정부종합청사를 항의방문한다. 전국석면추방네트워크와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준)는 오는 31일 과천 정부청사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 노동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우선 부산지역부터 긴급 실태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지난 2월 부산 사하구에서 석면방적공장이 불법으로 운영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이 공장에서 채집한 석면원료에서는 1997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맹독인 ‘갈석면’이 검출되었다.
갈석면의 독성은 인체 내 독성이 청석면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하다. 공기 중 미세한 분진으로 호흡기로 흡입된 석면이 폐까지 도달하면 석면폐암, 중피종암, 석면폐 등 치명적인 석면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이번 정부청사 기자회견에는 직접 석면으로 고통받는 석면피해자들뿐 아니라 석면추방일본전국연락회의(BANJAN, 반잔)의 후루야 수기오 사무총장이 참여해 한국의 석면 피해자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다.
구자상 부산환경연합 대표와 강동묵 부산대 의대 교수, 이숙견 한국노동안전연구소 사무국장, 안병규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회장, 김현인·양용기·이영숙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회원, 임상혁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민주노총 이은기 부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석면 분진 이동이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
이들 단체는 29일 미리 “정부는 석면 구덩이 부산지역에 긴급 석면 역학조사를 실시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지난 2월 적발된 부산 사하구 석면방적공장에 대해 상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현장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지난 2001년 제조허가를 반납한 이후 석면제조허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약 7년 동안 불법적으로 석면방적공장을 가동해 온 사실이 확인되었다”면서 “공장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보호장비인 방진 마스크조차 없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
또 “인근 주민들 역시 석면방적공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장기간 거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주민들에 따르면 문제의 이 공장은 마당 등에서도 석면작업을 진행, 인근으로의 석면분진 이동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고 한다“고 이들 단체는 설명.
현재 인근 주민 중에 폐암사망자가 나타나고, 피부 가려움을 호소하고 숨쉬기 힘들다는 주민이 나타나는 등 불안감이 매우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며, 석면공장이 인근에 더 있다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들 단체는 “석면노출로 인한 피해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면제조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점검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불법 운영 영업장 폐쇄, 기업주 처벌 촉구
부산지역에서는 지난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공해산업으로 사양화되고 일본 국내에서 문제가 된 석면공장들이 수입되었으며, 이들 석면공장에서 일했던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그대로 석면 피해자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민피해자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결성된 전국석면피해자모임 회원 44명 중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한 4명 중에는 지역주민이 2명 있었으며, 현재 석면폐증 18명 등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 피해자들은 “석면피해가 시민들의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며 “석면피해에 대해 정부의 문제해결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석면취급공장들의 불법영업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하여 영업장을 폐쇄하고 기업주를 구속 처벌할 것”과 “기존 석면 제품 제조사들을 책임있게 관리함과 동시에 전현직 노동자와 원료 및 제품 유통과정 노출자를 대상으로 긴급 석면피해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정부(환경부)는 1급 발암물질 석면노출로 인한 건강피해로 고통 받는 석면공장 인근주민에 대한 긴급 역학조사를 실시하여 피해자들에게 질병치료, 석면수첩발급, 피해보상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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