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관계자는 “원인이 석면인지는 아직 모르고 전문가들 사이에 질환의 종류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이번 주중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추가조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부산 연산동의 옛 석면공장 근로자들에게서 폐질환이 잇따라 발생하자 작년 4월 가톨릭대에 광천광산 등 3개 광산 근처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의뢰해 이번 기초연구 결과를 얻었다.

가톨릭대 연구팀은 전국 21개 석면 광산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이던 광천광산 등 15개가 충청지역에 있는 만큼 주민들의 석면질환 문제가 충청지역 전체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역을 수행한 핵심 연구자는 “검사를 받았던 노령층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젊은이들의 건강 문제로까지 불거질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해 정밀조사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종적인 연구결과는 4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기초연구와 별도로 석면 흡입에 의한 희귀질병 가운데 하나인 악성중피종과 관련한 추적 조사에서도 주목할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악성중피종 환자가 한해 평균 50명 정도 발견되는 가운데 지난해 확인된 환자 2명은 중학교 때까지 충남 보령에서 살았다는 것 외에 석면과 관련한 직종에서 근무하는 등의 특별한 경력이 없었던 것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흡입하면 폐에서 빠져나가지 않아 석면폐와 흉막반, 폐섬유화뿐만 아니라 악성중피종, 폐암 등의 치명적 질병을 유발한다.

흉막반은 석면이 폐를 감싼 흉막을 뚫어 흉막이 판처럼 두꺼워지고, 석면폐와 폐섬유화는 쌓인 석면 때문에 폐가 딱딱해지거나 굳어지는 증상으로, 모두 헐떡임, 호흡부전, 심부전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석면의 위험성이 인지된 지 오래되지 않아 관련 연구가 많이 부족하고 그간 폐쇄된 석면 광산 주변에 대한 건강영향 조사는 한 차례도 이뤄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