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석면비리 > 석면 의약품’ 1천여개

석면 성분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 여성용 화장품에 이어 석면 오염 우려가 있는 의약품 1천여 품목이 판매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석면이 들어 있을 수 있는 활석(탤크)을 원료로 쓰는 의약품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8일 회의를 열어, 석면 함유 우려가 있는 의약품들의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할 것을 식약청에 권고했다. 이병무 위원장(성균관대 약대 교수)은 “의약품에 포함된 석면은 미량이고 호흡기가 아닌 입으로 먹으면 인체 위해성은 거의 없으나, 소비자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판매와 유통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오는 9일 석면 오염이 있는 의약품 목록과 함께 이런 의약품을 판매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체할 약물이 없는 신약이나 희귀 의약품 등은 판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등을 빼도 석면이 함유된 탤크 원료를 쓴 의약품은 1천여개 가량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의약품 품목은 2만5천여개로 추정된다.

한편, 이름난 화장품업체 두 곳에 공급된 활석 원료에서 석면이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청이 지난 5일 작성한 ‘탤크 수거 현황’ 자료를 보면, 원료 공급업체인 ㅎ사가 이름난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두 곳에 납품한 활석에서도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적혀 있다. ㅎ사는 국내 탤크 생산업체인 영우켐텍과 프랑스 업체로부터 활석 원료를 들여와, 화장품업체인 ㅎ사와 또다른 ㅎ사에 납품했다. 식약청은 “ㅎ사의 탤크는 편광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석면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청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는 석면 오염 우려가 있는 활석을 쓴 업체로 ㈜로쎄앙 1곳만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무영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은 “ㅎ사 탤크는 분광법과 엑스레이 회절법으로 분석했을 때는 석면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럴 경우 유럽연합 기준이나 우리가 지난 3일 새로 만든 ‘활석에 대한 석면 검출 기준’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식약청은 석면 검출 기준을 만들기 이전에 석면 검사를 한 베이비파우더 제품들 가운데선, 편광현미경에서만 석면이 검출된 제품도 판매 중지 조처를 했다. 김소연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