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수색하는 경찰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달아난 청송보호감호소(지금은 청송제3교도소) 재소자 이낙성(41)씨가 탈주한 지 6개월이 넘도록 행방이 묘연하다.

시간이 갈수록 사회적 관심이 줄면서 이씨를 봤다는 제보도 이미 수개월째 끊기는 등 수사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자 이씨의 탈주가 `제2의 신창원' 사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창원(39)씨는 97년 1월 강도치사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 에 수감돼 있던 중 화장실 창문을 뜯고 달아나 2년6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강ㆍ절도 행각을 벌이다 검거돼 추가로 징역 2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치질 수술을 위해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이씨는 4월7일 새벽 1시께 교도관의 감시 소홀을 틈 타 교도관이 벗어둔 점퍼와 병원복 하의 차림으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택시를 타고 상경해 같은 날 새벽 4시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앞에서 교도소 동기 엄모(38)씨와 만나 옷을 갈아 입고 경찰 추적을 피해 엄씨가 모는 차를 이용해 새벽 5시30분께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근방에 내린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최고 1천만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전국의 숙박업소와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을 중심으로 수배전단을 뿌리는 등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섰다.

수배 초기에는 서울시내 등에서 이씨를 봤다는 시민제보도 잇따랐다.

탈주 사흘째엔 이씨가 강화도에 나타났다고 교도소 동기 김모(44)씨가 제보해 경찰이 강화도와 육지를 잇는 모든 도로를 봉쇄한 채 인근 야산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검문검색 강화하는 경찰

그 뒤에도 전국에서 신고가 접수됐지만 모두 오인 신고로 드러났고 이후 `해외탈출설'과 `국내 잔류설' 등이 난무하는 등 이씨의 행적은 더욱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1ㆍ2팀을 `이낙성 검거전담반'으로 지정하고 이씨의 연고지를 관할하는 서울시내 5개 경찰서 등 일선 경찰서에도 전담반을 꾸려 행방을 쫓고 있으나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서울경찰청은 법무부 및 경북경찰청과 공조수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지만 아직 이씨의 행적에 대한 뚜렷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초기에는 제보가 많이 들어와 수사가 활기를 띠었지만 이제는 제보도 끊겨 버렸다"며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될 때 가끔 신고가 들어오긴 하지만 관심을 가질 만한 제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신창원처럼 장기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추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아 행적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수사에 전혀 진전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전담수사팀은 계속 운영하고 있지만 종합적 치안수요를 감안하면 이씨 검거에 전력할 수만도 없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