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회사가 가입자에게 부당한 요금을 부과하거나 신용불량자를 가입시키는 등의 문제점은 여러 번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이동통신 회사가 대리점에 가입된 고객들을 몰래 빼내 수수료를 빼돌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구수본 기자!

이동통신회사가 대리점 고객을 빼돌렸다는 것이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먼저 어떤 내용입니까?

[리포트]

의혹이 제기된 이동통신회사는 한국통신 KT의 자회사인 KTF인데요, 경기도에서 KTF 영업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모 씨는 지난 해 말 자신의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한 가입자 3백여 명이 전산 가입자명단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YTN에 밝혔습니다.

KTF의 경우 고객이 가입한 후 5년동안 대리점이 사용료의 7%를 수수료로 받도록 돼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사라졌다는 것은 곧 대리점의 수수료 수입이 이유없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씨의 경우 2천만 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한 씨는 이렇게 사라진 가입자가 다른 대리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아내고 본사 측에 항의하자 KTF는 작년 12월 일단 95명을 복귀시켜주고 590만 원을 보상해주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대리점가입자가 빠져나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답변]

한 씨는 지난 2000년 말에도 가입자 80여 명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전산을 조회해서 알아보니 인근에 있는 다른 KTF 대리점에서 빼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가입자를 빼돌린 대리점 사업자 박 모 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되기도 했는데요, 원만히 처리해달라는 KTF 본사의 요청으로 한 씨는 가입자를 되돌려받는 조건으로 합의를 해줬습니다.

한 씨는 이 당시에 박 씨의 대리점으로 가입자를 도둑맞은 사업자들은 한 씨 외에도 최소 18명이 더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대리점 사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가입자를 도둑맞거나, 또는 알면서도 본사의 막강한 힘때문에 말 한번 꺼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는 게 한씨의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KTF측은 '가입자는 대리점의 재산이어서 임의로 이동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습니다.

YTN 구수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