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연금, 안줘도될 돈 나간다
[매일경제 2006-01-19 08:11]
위헌결정이 난 군인연금법 조항이 법정시한을 넘길 때까지 고쳐지지 않아 군인연금 이 매월 수억 원씩 축나게 됐다.
전역한 군인연금 수급자들이 연금 외에 일정액 이상 근로ㆍ사업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을 최대 50% 삭감해 지급하는 법이 이달부터 시행됐어야 하지만 입법이 늦어져 이달부터 적어도 수개월간 '안 줘도 될' 연금이 지급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2003년 9월 군인연금법의 '퇴역연금 지급정지' 조항에 대 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군인연금법은 법정시한인 지난해 12월 말까지 새 법률로 대체돼야 했지만 법 개정안이 국회 공전으로 해를 넘겼다.
당시 위헌결정이 난 부분은 전역 군인이 정부투자기관 등에 재취업할 경우 퇴역연 금의 50%를 일률적으로 지급정지한다는 조항으로, 위헌결정 취지는 소득 유무와 소 득 수준, 대상 기관을 고려해 지급정지 규모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위헌결정 취지를 받아들인 법 개정안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돼 이 달 25일부터 고소득자들은 연금 중 일부가 삭감 지급돼야 하지만 법 개정이 끝내 불발로 끝나 연금 과잉지급을 막을 길이 없게 됐다.
당장 퇴역군인 가운데 연금 외 소득(근로+사업소득)이 대략 월 225만~230만원 이상 인 사람들(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제외)은 법이 개정될 때까지 적어도 수 개월간 월평균 수십만 원의 연금을 더 받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회 계류중인 군인연금법 개정안(김성곤 의원 대표발의)을 적용 하면 월 2억5000만원(연간 29억8000만원)의 연금 절감이 예상되지만 법 개정이 안 돼 결과적으로 이달부터 그에 해당하는 연금이 더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측 추산은 퇴역연금 지급정지를 '60세 이후'로 제한하고 있는 법률 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지난해 7월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처럼 '퇴직 시점부터'로 정한다면 더 내주는 연금은 월 9억원(연간 110억원)으로 늘어난다.
즉 60세 이후 적용한다고 규정한 김성곤 의원 발의안(국방부안)의 연금정지 대상은 606명(2003년 기준)이며 절감액은 연간 29억78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공무원과 동일하게 퇴직 시점부터 연금 지급정지 규정이 적용되면 삭감 대 상은 2582명으로 4배 이상으로 많아지며 절감액도 3배가 훨씬 넘는 110억원대로 늘 어나는 것이다.
[진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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