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부족한 세수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유리알 지갑’에서 세금을 원천징수 당하는 근로소득자에 비해 얼마나 버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자영업자에 대한 세원 파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내년도 근로소득세는 또다시 12% 이상 증가하는 반면 자영업자의 종합소득세는 5%대 증가에 머무는 현실이 반영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초부터 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노동부·국세청 등이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마련중인 대책이 과연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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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세금 차별=15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의회의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그룹 중 근로자가구는 올 7∼9월 월평균 506만5000원을 벌어 26만4000원(5.2%)을 세금으로 낸 반면, 근로자외(자영업자) 가구는 428만2000원을 벌어 고작 13만5000원(3.2%)만 부담했다.

‘전문가’ 그룹 역시 근로자가구의 소득세 부담률은 5.3%로 근로자외 가구(2.7%)의 두 배에 달했다.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의 소득세 부담이 여전히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 중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들은 근로소득자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으면서도 ‘쥐꼬리’ 세금을 내고 있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왔다.

이는 영세상인과 이들 고수익 직종이 똑같이 ‘자영업자’로 분류돼 같은 과세기준을 적용받다 보니 과표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과표양성화 노력의 진전은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그 부분이 의사, 변호사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직과 자영업자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을 분리해 파악하겠다”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의 발언도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어떤 방안이 가능할까=정부는 우선 고소득 전문직을 포함한 자영업자의 정확한 소득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소득 파악의 방편으로는 현행 ‘신용카드 사용 유도’가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만큼 새로운 수단을 동원할 전망이다.

현재 거론되는 수단으로는 현금영수증 발급시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이나, 개인수표제 이용 권장, 전자결제 활성화, 소득추계 방법 개선 등이 있다. 만약 이조차도 여의치 않을 경우 업종별로 분리 대응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은 “자영업자의 현금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현금영수증제처럼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과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세원관리 방안의 구체적 내용이나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연말이 돼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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