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기자실에서 한승헌변호사의 마지막변론이 있고나서..
기자들사이에 감동이 일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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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40분께 한승헌 피청구인쪽 변호사 마무리 변론 시작했다. 피청구인쪽은 헌재가 요구한 30분의 변론시간을 지켜 재판은 5시13분께 끝났다.
그러나 소추위원쪽이 헌법재판소에 대해 "이번 재판을 헌재가 '망가'로 만들었다"고 발언 해 헌법재판소장은 재판을 종료하면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피청구인쪽 한승헌 변호사 : 이번 탄핵사건에 대한 피청구인쪽 마무리 변론을 시작하겠다. 이번 탄핵안 처리의 본질은 대통령의 탄핵사유보다는 '대선불복종'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다.
실제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2003. 2.25)하고 겨우 10일밖에 안된 어느날부터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이 공석상에서까지 끊임없이 반복되어 나왔다.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미처 업무파악도 하기 전에 탄핵이란 위협적 언사가 거침없이 되풀이되었다. 2003년 3월 7일 한나라당의 이규택 원내총무가 당직자회의에서, 4월 25일 안택수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4월 28일 하순봉 의원이 당 최고회의에서 릴레이식으로 '탄핵'을 거론했다. 그러다가 그해 7월 8일 마침내 최병렬 당 대표 입에서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나는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라는 말까지 튀어나왔다. 뿐만 아니다. 8월 20일 그는 "솔직히 대통령 잘못 뽑았다. 정권퇴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수 밖에없다"고 솔직하게 저의를 드러냈다.
그 뒤에도 탄핵이란 말은 감정표출 내지 위협의 수단으로 끊이질 않아 전후 100여회에 이르는 홍수·범람을 이루었습니다. 결국 탄핵사태의 본질은 탄핵사유의 존재가 아니라 지난번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적인 승복을 거부한데서 정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민주권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자 또는 의회 절대다수세력의 난폭한 도전이라고 평한 논자까지 있을 정도였다. 헌법재판소는 이와같은 탄핵 소추의 본질과 배경을 직시하여 주시기 바란다.
또 절차적 위법성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지난 3월 12일 국회 본회의는 불과 34분만에 이 건 대통령 탄핵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표결에 걸린 시간을 제하고 결의한 심의시간은 불과 3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날치 국회 속기록에 의하면, 11시22분에 의장 : "제2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의사일정 제1항 대통령(노무현) 탄핵소추안을 상정합니다./ 조순형 의원이 나올 제안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합니다.(양해하시겠지요)/ 무기명투표를 실시하겠습니다." 이것이 의사 진행의 전부였다. 이것은 절차위반이 아니라 '무절차'라고 해야 맞다. 그리하여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었다.
이 사건 탄핵소추에 대하여 국민 70% 이상이 반대했다. 상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탄핵소추를 추진한 국회의원들은 국민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외국 언론의 조롱도 받았다.
그러자 이 사건 탄핵소추를 추진한 정당의 지도자들조차 그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회초리를 맞을 테니 한번반 용서하여 달라고 하였고, 3보1배로 사죄하였고, 겁만 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회권력의 횡포를 끝내 용서하지 않았다.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며 탄핵소추를 감행한 야당들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두 야당은 존립기반마저 어려울 지경에 처했으며, 한 야당은 거대 정당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이를 누군가는 '자업자득'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심판할 차례다.
탄핵소추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고위공직자를 파면시키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것은 철저히 국민의 뜻에 부합해야 한다. 특히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국민들의 의사에 합치되어야 한다.
소추위원쪽이 1974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탄핵 소추와 하야를 자주 예로 드는데, 그때는 소추 찬성 66%, 반대 27%라는 여론 조사 결과에 승복했던 것이다.
반면에 1998년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 소추를 당하고도 국민의 67%의 지지와 과반수 국민의 해임 반대가 있었기에 사임도 하지 않고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되었던 것이다. 적어도 탄핵의 심판기관인 상원에서는 소추기관인 하원과 달리 여론에 어긋나는 결정을 한 적이 없었다. 의회가 자신의 대의기능을 저버리고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정략적 당론만 우선시하는 정치풍토에서는 대의민주주의가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데 국회는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알면서도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며 탄핵소추를 감행했다. 국회가 대의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여 감행된 이 사건 탄핵소추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는 대의를 가장한 다수결의 횡포이며 민의에 이반된 탄핵소추권의 남용이다.
우리는 이제 그릇된 가치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 국회가 뒤집어 놓은 옳고 그름의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회도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상식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사건 탄핵심판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거대 야당의 횡포로 비롯된 진통을 새로운 정치문화를 탄생시키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제 대리인의 최종변론을 마친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탄핵소추가 있었다고 하여 그에 가담하거나 지지한 사람들을 미워하고 있지 않다. 민주주의의 장점은 다양한 견해가 포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묵묵히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며 정직한 삶을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수천만 주인을 생각본다. 이제는 미움과 싸움의 세상을 끝내고 사랑과 화합의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의 갈등을 봉합하고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초석을 놓는 일은 헌법재판소의 아홉 분 현자에게 맡겨져 있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소추위원쪽 한병채 변호사, 대리인단 최종변론을 듣고 문제를 제기했다.상당히 흥분한 상태다.)
소추위원쪽 : 변론 전에 피청구인쪽 변론에 대해 문제제기하겠다. 헌법재판소의 변론까지 제한한다는 것은 헌법재판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후변론까지 제한하는 것은 무리한 진행이 아닌가 싶다.
소추위원쪽 대리인단은 누가 미워서, 어느 정당을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다. 오직 우리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헌법재판소의 위상과 권위를 보존하여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의 헌정질서를 확립하고 법치주의를 정착해서 이 나라를 떠내려가는 나라를 지키자는 애국충정에서 자원봉사로 우리 변호인들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이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오늘 재판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헌법재판에 있어서 중요한 증거조사나 기타 절차 모든 면에 피청구인쪽에서 협조한다면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을, 협조하지 않아 이 재판 자체를 망가뜨렸다. 더구나 최후변론까지 제한해서 헌법재판소의 권위와 위상을 떨어뜨리는 작태를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피청구인쪽에서 주장한 모든 면에 대한 우리쪽의 변론이 모두 나갔다. 자세한 것은 생갹하고 두가지만은 꼭 지적해야겠다.
탄핵의결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점,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점 역시 분명한 탄핵사유다. 대통령이 사전선거운동을 한다면 그것보다 더 큰 부정선거, 사전선거운동은 없다.
더구나 대통령은 여러번 정치판을 다시 짜야한다고 했는데, 이 말 자체가 전국민을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본 변호인은 더 거론하지 않고 그 사유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하겠다. 다음에 본 법정에서 제가 지적하는 것은 여기는 헌법재판이지 일반 법원의 형사재판이 아니다.
또 헌법재판중에서도 탄핵심판을 하는 곳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재판사항 5가지 중에서 위헌법률 심판, 정당해산 심판, 헌법소원 심판 등에는 심판청구서에 반드시 기재해야할 기재요건이 있다. 위반사항과 기재이유를 적게 되어 있다. 그러나 탄핵심판은 그러한 기재요건이 없다. 국회에서 탄핵의결서 정보만 송부하면 되지 이 탄핵심판 청구의 이유나 다른 사항을 적지 않고 그대로 심판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곧 이 사항의 중대성이냐, 명백하냐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탄핵사유가 되느냐 아니냐는 국회에서 정할 문제다. 헌법재판소가 정할 문제가 아니다. 국회에서 재적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야 탄핵이 되게 되어 있다는 것은 재적 2/3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명백하고, 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면 탄핵을 하지 못하게 절차상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다.
본인은 3,4,5,6 공화국의 변천을 겪을 때 69년도 막강한 공화당 정권에서 3선 개헌을 할 때 2/3을 얻지 못해 못했다. 그만큼 중요하다.
재판관 : 제지한다.
한병채 : 지금 들어라. 곧 끝난다. 역사적인 재판을 제지하지 마라. 헌법재판소가 재판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았나?
재판관 : 소추위원쪽은 발언에 주의하시기 바란다.
(한병채 변호사는 재판관의 제지에도 불구 발언을 계속했다. 국회 2/3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을 한 것에 대해 2/3 찬성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들이다.)
한병채 : 우리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세계의 눈이 이 재판을 보고 있고, 우리 역사에 영원이 기록되는 것이다. 권력에 아부해서 일시 영화를 누리는 사람은 더러운 누명을 쓰고 역사로 사라지지만 진실에 따라 행동한 사람은 영원이 빛이 난다. 마지막으로 이 재판이 역사에 빛나도록 재판관이 현명하게 판단해 용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재판관 : 피청구인쪽 2분간 마지막 변론을 해달라.
피청구인 : 소추위원쪽은 발언에 주의해달라. 지적인 우월성을 가진 발언이 있는데, 자제해 달라. 재판관들도 다들 훌륭한 재판관이다. 피청구인쪽은 자신의 우월성을 말하는데 주의해 달라. 역사적인 재판을 하고 있는, 헌재 법정조차 법을 지키지 않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법을 철저히 지켜달라. 소추위원들이 마지막 발언권을 가지려고 하느냐. 형사재판에서도 마지막 발언권은 피청구인쪽이 갖는다.
재판관 : 재판부의 소송절차에 따르려고 했던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다소 미흡한 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조사결과를 토대로 진실을 발견하고 결론을 내리겠다. 한병채 변호사가 헌법재판소를 '망가'로 만들었다고 발언한 것은 유감이다.
(5시12분 재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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