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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서울, 부산, 창원 등 지방변호사회가 “전체 변호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변호사회는 18일 “대한변협의 탄핵소추 반대 성명이 마치 전체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잘못 전달되고 있다”는 항의 내용이 담긴 건의서를 대한변협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탄핵소추와 같은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회원, 또는 지방변호사회장단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변호사단체의 위상에 맞도록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의서는 또 앞으로 찬반의견 대립이 예상되는 중대사안에 대해 대국민성명을 발표할 경우 , 회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일정한 공식절차를 경유하고, 차후 이와 관련된 규정을 제정해줄 것을 대한변협에 요구했다.
이에 앞서 창원지방변호사회도 17일 성명을 내고 “대한변협 회장이 두 차례에 발표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반대 성명은 전체 변호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전체 변호사들의 공식견해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창원변호사회는 이날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성명서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발표하고 “대통령 탄핵소추와 같은 정치적이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변호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특정 정파를 두둔하는 듯한 내용의 의견을 성명서라는 형식으로 발표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또 부산지방변호사회도 18일 박재승 회장의 성명은 특정 정치집단에 편향된 내용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할 변호사회의 성명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모으고 이날중으로 대한변협에 소속 변호사들의 의견을 담은 항의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한편, 대한변협은 노 대통령 탄핵 의결과 관련해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대통령 탄핵안은 헌법상의 요건이 갖추어져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선거를 통하여 뽑은 대통령에 대하여 탄핵소추를 가결한 것은 탄핵소추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면서 이 같은 법률적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은 창원지방변호사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성명서에 대한 우리의 견해
대한변호사협회장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전후하여,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2004.3.9와 3.12 두차례에 걸쳐 발표한 데에 대하여 우리의 견해를 밝힌다.
우선 위 성명서에서 밝힌 탄핵 소추안 가결에 대한 협회장의 반대의견의 당부를 떠나, 위 성명은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전체 변호사들의 의견수렵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협회장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한 것으로서, 협회장의 개인 의견 발표일지는 몰라도, 전체 변호사들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같은 사안은 지극히 정치적인 사안이고, 개인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그 찬반에 대한 의견이 각각 달라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 분명한데, 협회장이 변호사들의 의견수렵 절차마저 무시한 채, 마치 특정 정파를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듯한 내용의 의견을 성명서라는 형태로 언론에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신중하지 못한 처사로서, 우리는 이에 대하여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가 단체이지 정치집단이 아니다. 과거 독재정권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대한변호사협회가 특정 정파의 이해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인권과 정의의 편에 서서 발표하였던 성명서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억눌렸던 가슴을 시원하게 하였던 시절을 아직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대한변호사협회가 특정 정파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정치집단으로 전략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대하여, 개탄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현 협회장이 취임 이후 발표하였던 여러 차례의 성명서가 어떠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각종 언론 매체에 대한변협의 00이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변호사들이 출연하여, 그 사람의 개인 의견이 마치 전체 변호사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의 공식의견인 양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태에 대하여도, 우리는 이의를 제기할 수 밖에 없고, 이와 같은 사태를 당장 시정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가 단체이지 정치집단이 아니다. 특히 3.12 협회장이 발표한 성명서는 협회장이 마치 특정 정파의 대변인이라도 된 듯, 일방적인 논리를 펼치고 있으나, 이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의 구체적인 ‘사전’의 하나로 된 점을 고려할 때, 대한변호사협회가 헌법재판소의 사전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지극히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대한변호사협회가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켜 나가면서,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와는 상관없는 법률가 단체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줄 것을 촉구하며, 아울러 정치적으로 민감하여 여론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하여는 각 지방변호사회 의견을 묻는 등, 전체 변호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의견을 표시하여 줄 것을 바라는 바이다.
2004. 3. 17
창원지방변호사회 회장 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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