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태풍피해 자금지원 생색내기 꼼수
전남 140여 농·축협 외형 2천1백억 원
농민 고작 78억 원 지원 소리만 요란
중앙회는 통치자금, 일선농협 선심비용
농협의 태풍 볼라벤 피해에 대한 자금지원이 중앙회는 회장의 통치자금으로, 또 일선농협은 조합장들의 선심성 비용으로 전락하는 등 허울뿐인 내부 실속 챙기기 잔치라는 비난이 크게 일고 있다. 농협본래의 존재가치를 망각한 생색내기 꼼수라는 것이다.
5천억 원의 무이자 자금을 피해지역의 농·축협을 통해 투입하겠다는 농협중앙회의 지난해 9월의 발표가 허구였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5천억 원 모두를 태풍피해 지원금으로 농가에게 지원할 것처럼 홍보만 해놓고 실상은 무이자 자금으로 일선농협에게 대출해주고 그 금액의 1년분 이자만을 농민들에게 지원토록 한 것이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이후 행정안전부는 태풍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제주특별자치도, 전북 남원을 비롯한 5개 시·군, 그리고 전남의 순천을 비롯한 15개 시·군, 등이다.
농협중앙회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농협에게는 최고 35억 원, 그 외의 농협에게는 각각 25억 원 이하를 지원했다. 지난해 9월 12일 1차로 355개 농협, 그리고 10월 5일 2차로 130개 농협에게 각각 지원한 것이다.
농협별로 관내 피해농업인 지원을 위해 제출한 재해복구비 집행계획의 규모에 따라 (집행계획금액의 70%만을 인정) 차등을 두고 각각 최고금액 이하로 배정했다. 그뿐 아니라 이를 각 농협의 교육지원사업비로 반영하여 집행토록 하고 또 지원방법도 영농자재, 낙과피해, 방역·농기계수리, 영농자금 이자감면과 금융지원 등 4가지 방법 가운데 취사선택 하라고 지정까지 해준 것이다.
지원 금액은 5천억 원에 대한 연리 3.7%의 이자다. 모두 합쳐봐야 겨우 185억여 원(추정)이다, 그 것뿐인데도 마치 5천억 원을 송두리 채 지원할 것처럼 허위 과장 홍보한 것이다.
전남지역본부는 1차 113개, 2차 27개 농협 등 140개 농협에게 2천105억여 원을 무이자 자금으로 지원했다. 그 이자가 농협별로 평균 5천550만원 꼴이다. 혜택을 본 최대수혜농가가 겨우30만원, 최소는 5천원이다. 결국 허울뿐인 지원으로 오히려 농민들을 우롱했다는 비난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결과다.
재해지원자금의 지원내역을 정보공개를 통해 요구했으나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농협과 관련된 대부분의 정보요구를 거절하는 등 농협은 비밀이 많은 금융기관이라는 것이 그들의 대응태도다.
그런 속에서 농협중앙회는 또 1천억 원을 우대금리를 적용하여 지원할 뿐 아니라 재해농업인에게도 최고 3억 원까지 특례보증 지원까지 할 계획이라고 발표 했었다.
일선 농·축협은 또 다른 입장에서 더욱 가관이다. 상당수가 농가에게 지원해 주지도 않고 지원한 것처럼 서류만 갖춰 보고 한 경우다. 심지어 일부 농협들은 지원은커녕 그나마 농협의 출자금으로 변환해버린 곳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암농협은 지난해 사업계획의 교육지원사업비 가운데 영농자재지원비로 3차례의 항공방제사업을 하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여기에 태풍피해 재해대책비 8억여 원을 지원받게 되면서 3천여만 원의 이자수익을 농가에게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자수익을 3차 항공방제비의 일부로 재해지원 한 것처럼 서류조작을 하여 3차 항공 방제비는 결국 2중이 된 것이다.
재해지원사업과 관련한 이사회 의사록이 그 조작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의사록 표지의 일시와 내용 가운데의 개최일시가 각각 다름은 물론 ‘태풍피해농가 재해복구 지원’이란 내부문건에도 ‘기안일자’가 오히려 ‘시행일자’보다 늦게 되어 있다. 기안을 한 뒤에야 시행할 수 있는 일인데도 시행한 뒤에 기안을 한 것처럼 된 것이다.
당초 사업계획서상의 사업비와 재해복구비 등 그 비용이 2중으로 되자 그 가운데 하나를 다른 용도로 전용, 또는 자체수익 화하거나 착복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처리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또 영암의 신북농협은 태풍피해규모 아닌 농협사업이용 실적을 기준으로 지원했다. 그나마 지난 5월의 집행결과보고에서는 지원‘계획’을 ‘실적’으로 허위보고하여 말썽이 일기도 했다.
태풍피해를 입고 어려워진 농가들을 지원해 주기는커녕 이를 횡령·착복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려 했다. 들통이 나자 뒤늦게 조합장의 선심성 생색내기로 방향전환을 한 것이다.
농협중앙회와 전남도지역본부 등은 재해복구지원비를 허위과장 하는 등 부풀려 홍보했다. 또 지역농협들은 그들 나름대로 4가지 방법으로 부당하게 처리했다.
① 일부 농협들은 집행하지도 않았는데 집행한 것처럼 지역본부에 허위 보고했는가 하면 ② 당초예산으로 집행해 놓고도 재해복구비로 집행한 것처럼 위장한 뒤 그 금액만큼을 빼돌려 전용 또는 착복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③ 상당수의 농협들은 영농자재이용권 등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농협회계규정의 제4장 일반사업 회계처리의 3항을 위반했다. 즉 동일사무소에서 자산을 사업부문간에 이관할 때는 매입금액으로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즉 매입원가대로 농민들에게 공급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농자재이용권으로 지급한 것은 매입가가 아닌 공급가다. 일선농협들이 노력도 없이 매출이익만큼을 수익 본 것이다. 즉 태풍피해를 입고 어려움에 놓인 농가들과 달리 농협들은 이를 빌미삼아 별도의 매출이익을 추가로 본 것이다.
또 ④ 재해를 입은 농가를 상대로 지급하지 않고 농협사업이용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함으로써 재해복구지원 차원이 아닌 조합장의 선심성 생색용으로 둔갑하고 만 것이다.
농협본래의 존재가치를 망각한 채 농민들을 위한다는 이름아래 자신들의 이익추구에 연연해 한 태풍피해복구지원이 되고 말았다.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이 그 때문에 더욱 높아진 것이다. <전남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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