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양경찰서는 28일 어민의 예치금 9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부산시내 한 수협직원 김모(30·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은 또 횡령사실을 알고도 이를 무마해준 혐의(업무상 횡령방조 등)로 전 수협조합장 임모(57)씨와 전 수협 상임이사 박모(58)씨, 전 수협 A동지점장 이모(44)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해경에 따르면 김씨는 2003년 1월∼2006년 6월 수협 A동지점에서 예탁금 여·수신 담당자로 일하면서 1614차례에 걸쳐 약 70억원을 유용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사업자금과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횡령사실이 발각돼 다른 지점으로 옮긴 뒤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약 20억원을 추가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 조사 결과 김씨는 전산자료를 조작해 예탁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뒤 예금주가 인출을 요구하면 다른 통장의 돈을 빼내 인출해 주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06년 4월 자신이 유용한 1억4000여만원을 막지 못해 횡령사실이 적발되자 당시 부산수협조합장이던 임씨와 친분이 있는 아버지를 통해 사건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조합장 임씨는 수협 상임이사 박씨에게 사건 무마를 지시했으며 박씨는 우선 수협직원들에게 돈을 걷어 횡령한 금액을 갚게 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수협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일부 직원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박씨는 A동지점장 이씨에게 김씨의 오빠가 소유한 5000만원 상당의 빌라를 담보로 잡고 1억1000만원을 대출해 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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